최근 대우캐피탈에 근무하시는 분들과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대부분 술자리가 그렇듯 처음에는 편안한 대화가 오가다가 술이 거나해지면 직장상사에 대한 불만이 안주로 등장하는데 이 안주가 얼마나 맛있느냐에 따라 술맛도 달라집니다.
대우캐피탈 술자리에서 등장한 것은 모기업인 아주그룹이 안주였는데 품평을 하자면 별로 맛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재미있게 흘려 듣기에는 너무 씁쓸함이 묻어났기 때문입니다.
안주소개를 간단히 하자면 아주그룹이 지난해 대우캐피탈을 인수하고 나서부터 전반적인 회사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건자재사업에서 시작한 아주그룹의 경우 기업문화가 다소 보수적이고 고정적인 틀에 짜여진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하네요.
반면 대우캐피탈의 주력사업인 자동차할부금융은 건자재와 달리 개인고객 및 소규모 법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시장상황에 따라 다양한 전략을 펼쳐야 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런 두 문화가 합쳐지면서 시너지가 나지 않고 오히려 반작용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 대우캐피탈 직원들의 시각입니다. 이런 문제는 기업이미지 개선작업, 브랜드 및 관련 계열사 통합, 영업전략 등 군데군데에서 돌출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최근 아주그룹의 대우캐피탈 경영감사와 다른 할부금융사 인수추진이라는 두 사건이 겹치며 마찰이 잦아지는 느낌입니다.
우선 경영감사는 대우캐피탈의 공격적인 영업의 문제점에 초점을 맞췄다고 하는데 직원들로서는 기분 나쁜 일이지요. 감사라는 것이 원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니 머리로는 이해가 가더라도 그간 열심히 뛴 것을 질책받는다는 점에서는 심정적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아주그룹이 외형성장을 위해 다른 회사를 한 곳 더 인수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으니 직원들로서는 그저 능력을 저평가받고 있다는 느낌일 것입니다.
동석했던 한 직원분은 '가까운 집은 깎이고 먼데 절은 비친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이는 자주 보는 것은 눈에 익어서 좋게 보이지 않고, 멀리 있는 것은 그 반대라는 말이라며 지금 아주그룹에서 대우캐피탈을 보는 관점이 그렇다고 말하더군요. 결국 대우캐피탈 직원들은 아주그룹을 든든한 후원자라기보다 간섭만 하는 불편한 동반자로 보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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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도 큰 칼과 작은 칼의 용도가 다르듯 자회사의 역할에 대한 아주그룹의 판단과 전략에도 근거가 있겠지요. 하지만 큰 성과가 작은 구멍에 허물어지는 것을 막으려면 자회사 직원들과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