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전망 큰 변화없어… 물가상승 압력 이미 시작"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콜금리 인상직후 간담회를 통해 앞으로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모두발언에서 "앞으로의 통화정책은 경기 및 물가 등 여러 변수들을 면밀히 관찰해서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여한 대처'의 의미에 대해서는 "통화정책 방향성에 대한 재검토할 수 있는 여건으로 전개됐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금리수준에 대해서는 또 "4.5% 수준이 현재의 경제상황, 우리가 예상하는 가까운 경제상황에 비춰봐서 대체로 그럴 듯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 향후 금리인상에 쉼표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현재 경기에 대해서는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이 약화되긴 했지만 아직 성장궤도에 머물러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에서 콜금리는 인상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의 하방 위험이 생겼다는 건 인정해야 하지만 향후 성장궤도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물가상승 압력과 관련해서는 "이미 물가상승 압력이 시작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콜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다음은 이성태 총재와의 일문일답
<모두 발언>
▶ 한달만에 뵙는다. 알려진대로 금통위에서 콜금리 목표를 0.25%포인트 인상해서 4.50%가 됐다.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 지난 2/4분기 GDP통계가 발표돼 있고 6월까지의 실물지표도 나와 있다. 수출 물가 역시 7월 지표까지 나와 있다. 판단하기로는 경기는 그런 대로 한국은행 전망 궤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수출은 월별 기복은 있으나 작년에 비해 두자릿수 증가했다. 민간 소비와 설비투자도 월별 등락은 있으나 견실하게 성장하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 건설 투자는 모두 예상하고 있는 거지만 실적이 꾸준하다.
물가는 지난 몇달동안 높아질 것 같다는 말씀을 드렸다. 7월 물가는 예상과 다르게 나왔다. 장마의 영향이 7월 물가지수에 일부밖에 반영 안된 사정이 있다. 일회적이지 않나 해석하고 있다. 물가는 안정돼 있으나 기조 흐름은 당분간 높아지는 것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에 변함이 없다. 한편으로는 작년 10월부터 과거 저물가 체제가 오래 지속된 데 따른 경제 구조상의 부작용이랄까 이런 것들을 바로잡자는 뜻도 포함돼 있었다. 이런 여러가지를 고려해 인상을 결정했다.
7월 발표 때와 경제 전망이 변한 것은 원유가격이 3개월 전 예상치보다 많이 올랐다는 게 지적된다. 원유 가격은 미래 경기를 판단하는 데 참고하는 여러 지표들 가운데 큰 영향을 미친다. 두달 전에 우리가 판단했던 것보다는 하방 위험이 생겼다는 건 인정해야 할 듯싶다. 그러나 이를 고려하더라도 우리 경제는 아직 성장 궤도에 머물고 있다고 본다. 성장 동력이 약화되긴 했지만 그런대로 성장 궤도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우리가 갖고 있던 콜금리 목표간 괴리를 좁히는 노력은 상당한 정도로 진정됐다. 4.5%까지 올라왔고 이미 작년 10월에 시작해서 1.25%포인트 올린 결과가 됐다. 앞으로의 통화정책시 경기 및 물가 등 여러 변수들을 면밀히 관찰해서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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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답>
- 동결에 대한 시그널이 많았다. 인상은 의외라는 시각이 많다.
▶밖에서 경제를 보시는 분들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우리 경제가 좋은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뜻으로 얘기하고 있다. 우리는 경기를 보는 시점을 길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작년 10월부터 인상해 왔기 때문에 일련의 과정에 대한 의견표시랄까 불확실성 탓에 통화당국이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행동을 취하지 않겠냐는 경제계의 기대가 있었다.
그런 의미로 일부 해석할 수 있지 않나 싶다. 향후 금리 정책에 관한 정부 기업 가계 여러 부문의 요구나 희망을 이번 결정과 향후 방향 논의에 충분히 고려했다고 생각한다.
- 모두발언에 '유연하게 대처한다'고 말했다. 어떤 의미인가
▶ 향후 금리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명확히 말씀드리기 어렵다. 통화정책은 파급 시차가 길기 때문에 상당 기간 동안은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 방향성이 작년 10월부터 연결돼 왔다. 최근 움직임들은 그런 방향성에 대한 재검토할 수 있는 여건으로 전개됐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말과 지금의 환경이 달라졌다고 말씀드리겠다.
- 2003년~2005년 저금리기조가 부동산 폭등 낳았다. 시중 유동성 흡수를 위해 콜금리 인상했다는 분석이 있는데.
▶ 시중유동성과 콜금리는 물론 관계가 있다. 당시 국내에만 그런 현상이 있었던 게 아니다. 전세계적인 저금리였다. 저금리 영향으로 주택가격 상승이 나타난 것도 사실이다. 일단 콜금리를 올린다는 것에는 통화 증가 속도를 감속하려 의미가 당연히 포함된다. 금리 변동과 통화정책이 정비례는 아니지만 그런 의미도 포함된다.
다만 시중유동성 흡수는 못한지만 추가 공급 유동성 증가 속도를 감속하는 효과를 당연히 기대하고 목표를 변경해 왔다. 작년 10월 이후 인상 조정하는 과정에서 유동성 증가 속도가 조금씩 둔화되는 효과를 거두었지 않나 생각한다.
- 시중은행 대출 금리 인상하고 있다. 가계에 부담될 가능성이 크다.
▶ 금리 인상은 기본적으로 가계 부문의 부채 규모를 늘게 한다. 또 영세 중소기업도 어려운 데가 많다. 금리 정책과 수준은 경제 전반을 보고 해야 한다. 4.5%라는 콜금리 목표, 그에 연동되는 시중은행 금리는 지금의 경제상황에서 볼 때 우리 경제에 부담줄 정도로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계에 부담줄 것이라고도 생각지 않는다. 우리 경제의 여러 측면을 고려했을 때 큰 부담은 아니라는 기본 인식이 깔려 있다.
-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부분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 두 가지를 생각해 달라. 경제 지표는 시시각각 나온다. 그것을 잘 판단해서 통화결정을 해야 한다. 또 통화정책은 한 달 지표에 따라 휘둘릴 수 없다. 상당 기간 지향성을 가져야 하고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 이 두가지를 결부시켜 이해해 달라.
- 6월 인상시 현금리는 여전히 '경기 부양적'이라고 말했다. 지금의 판단은 어떤가
▶ 직접적인 답을 드리기 어렵다. 저희가 판단하기에는 4.5% 수준이 현재의 경제상황, 우리가 예상하는 가까운 경제상황에 비춰봐서 대체로 그럴 듯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 현재 한국 경제가 위기라고 생각하는가
▶ 위기라는 말의 정의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예전에 답한 적이 있다. 상당히 답변하기 어렵다. 통상적으로 말할 때의 위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런 의미라면 경기 하방기에는 항상 '위기'라는 말들이 있었다.
- 우리 경제를 전망한다면
▶ 장기 전망은 어렵다. 1년을 넘는 장기전망은 전제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말씀드리기 어렵다.
- 이번 금리 인상이 타이밍을 놓친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 7월 물가 상승률은 추세적인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불규칙 요인이 많이 작용한 숫자로 보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을 멈추고 일부 급등한 매물에 대해 하락호가도 나타나고 있다. 그렇지만 금리라는 것은 단기 변화도 봐야 하지만 중기적으로 적절한가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타이밍을 이달로 할 것이냐 내달로 할 것이냐는 판단에 대해 모두 여지를 두고 있다. 한달 한달 좇다보면 결정이 어려워 진다.
- 금리 인상 조치가 물가상승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충분한 수준이라고 보나.
▶ 우리가 볼때 물가상승은 이미 시작이 됐다. 그렇기 때문에 작년 10월부터 미리 대비한다는 생각을 깔고 있었다. 작년 10월부터 물가지수 상승이 당장 나타나지 않더라도 언젠가 나타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