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FTA협상 전략유출…국익 실종?

[기자수첩]FTA협상 전략유출…국익 실종?

최석환 기자
2007.01.19 08:12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6차 협상 나흘째인 18일 협상단 안팎에서는 일부 언론에 보도된 우리 정부의 비공개 협상 전략 문건이 화제에 올랐다. 이 문건은 '한미FTA 고위급 협의 주요 결과 및 주요 쟁점 협상 방향'에 대한 것으로 지난 13일 국회 '한미FTA체결대책특별위원회'에 보고된 것이다.

이 문건에서 논란이 됐던 부분은 "무역구제 분야는 우리 측 관심사항의 반영이 어려울 경우에도 여타 분야의 협상에 활용하기 위해 미국 측을 계속 압박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다.

FTA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이 같은 내용이 '무역구제 포기'로 해석될지 모르겠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역구제와 관련해 지금까지 정부가 내세운 원칙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민주노동당은 그러나 "무역구제는 정부가 한미FTA 추진 당위성을 얘기할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내어 보이던 것"이라며 "무역구제를 포기하면 한미FTA를 추진할 수 있는 또 어떤 명분이 남아 있는지 정부에게 묻고 싶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중요한 건 이런 해석상의 논란과는 상관없이 우리측 협상 전략이 미국에 노출되면서 협상단의 입지가 위축될 것이란 사실이다. 실제로 웬디 커틀러 한미FTA 미국측 수석대표는 이날 협상장에서 "보도 내용을 잘 봤다"고 말했다는 전언이다.

협상단 핵심관계자도 "협상력을 약화시키고 협상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빼앗는 결과를 낳는다"면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협상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협상단의 힘을 빼는 일"이라며 강한 유감의 뜻을 표시했다.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도 공식적인 자료를 통해 "협상이 진행중인 유동적인 상황에서 관련 내용이 유출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부는 물론 대외비 문건 유출 사태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며 "관련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또 그런 유출 사태를 대비해 구체적인 전략은 보고 문건에 담지 않았다는 해명도 하고 있지만 이미 버스는 떠난 것처럼 보인다.

FTA 협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지금 보다 나은 협상 결과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국익'인지, 우리측의 협상전략을 적에게 노출시키는 것이 '국익'인지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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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환 산업1부장

"위대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던 셰익스피어의 말을 마음에 담고, '시(詩)처럼 사는 삶(Deep Life)'을 꿈꿉니다. 그리고 오늘밤도 '알랭 드 보통'이 '불안'에 적어둔 "이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덮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란 글을 곱씹으며 잠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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