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가계發 금융위기론

[기고]가계發 금융위기론

김장희 국민銀연구소 경영연구실장
2007.01.22 12:18

'가계발 금융위기' 논란이 많다. 가계대출 적정성, 주택가격 버블 등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견해가 나뉘는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문제의 핵심은 소득흐름 대비 대출 상환 부담이 과도한지, 앞으로의 상황을 감안했을 때 잠재되어 있는 위험은 무엇인지일 것이다.

 우리나라 가계가 공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은 560조원에 이른다. 이는 1997년에 비해 거의 3배, 2002년 카드사태 직전보다 40% 이상 증가한 결과다. 소득이 늘어나는 속도에 비해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속도가 너무 앞선다. 그러나 경제규모에 비해 가계대출의 규모는 아직 과도하지 않다. 명목GDP 대비 가계대출 비율은 70% 수준으로 주요 선진국보다 아직은 낮다. 가구당 소득 대비 대출규모도 1.4배 수준으로 여타 나라보다 그렇게 높지 않다.

 물론 모든 가계가 부채를 안고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가계 기준으로 분석해야 한다. 필자의 분석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만을 보유한 가계의 소득 대비 대출규모 비율은 1.75배 수준이고, 기타 가계대출만 보유하고 있는 가계의 소득 대비 대출규모 비율은 0.77배 수준이다.

그러므로 대출 보유 가계의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은 주택담보대출만을 보유한 가계가 26.9%, 기타 가계대출만을 보유하고 있는 가계가 33.3%다. 상환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은 아니지만 원금상환 거치기간 적용, 만기 연장, 재대출 요인 등을 감안할 때 위험상황은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이 30%를 상회하면서 만기연장이나 재대출을 받기 어려운 가계다. 특히 주택담보대출과 기타 가계대출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가계 중 상환여력이 낮은 가계는 지뢰일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하면서 기타 가계대출도 보유하고 있는 가구는 130여만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가계대출 규모는 전체 가계대출의 30% 내외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평균적인 차원에서 소득 대비 대출규모는 2.9배에 이르고,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도 47% 수준이다.

 이러한 특성 하에서 가계대출 문제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에 주목해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상환 만기가 늘어나면 상환여력이 커진다. 우리나라 잔존만기는 주택담보대출이 58개월, 기타 가계대출이 18개월로 외국보다 짧다.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이 확대되면 가계의 대출 잔존만기는 길어진다.

둘째, 상환여력에 영향을 미치는 소득은 상환 활용 가능 소득이다. 우리나라 평균 가계의 총소득 중 상환 활용 소득 비중의 최대치는 50% 내외로 추정된다. 그러므로 가계 소비지출이 늘어나면 상환여력은 약화된다. 소비 진작과 가계대출 연착륙 간에는 단기적으로는 분명 상충관계가 있다.

셋째, 정부 정책의 파급경로를 상환여력의 측면에서 살펴야 한다. 예컨대 2건 이상의 주택담보대출로 1년 이내 상환해야 하는 23조원의 의미는 상환여력의 관점에서 보면 1년간 갚아야 하는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액 69조원에 23조원이 추가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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