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 방카쉬랑스' 연기론 대두

'車보험 방카쉬랑스' 연기론 대두

서명훈 기자
2007.01.29 08:12

보험업계 문제점 지적…감독당국도 공감

내년(2008년) 4월부터 시행 예정인 3단계 방카슈랑스 확대를 연기하거나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당국 역시 공감을 나타내고 있어 생명보험사 상장과 함께 방카슈랑스 확대 문제가 올해 보험업계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28일 금융감독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3단계 방카슈랑스 시행을 연기하거나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3단계 방카슈랑스란 내년 4월1일부터 은행에서도 보장성보험과 자동차보험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말한다.

보험업계에서는 손해보험협회를 중심으로 3단계 방카슈랑스 확대 시행시 예상되는 문제점 등을 보고서 형태로 정리하고 있다. 늦어도 2월말까지는 작업을 마무리해 3단계 방카슈랑스의 문제점을 공론화할 계획이다.

손보협회는 방카슈랑스 도입으로 보험설계사들이 대거 일자리를 잃었고 은행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대출을 해주면서 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는 점을 부각시킬 방침이다. 특히 보장성보험과 자동차보험의 경우 방카슈랑스가 도입돼도 보험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혜택이 거의 없다는 점을 알리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의 경우 방카슈랑스의 최대 장점인 보험료 인하 효과가 나타날 수 없다"며 "보험사들은 은행에 일정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은행에서 파는 자동차보험은 온라인 자동차보험보다 보험료가 더 비쌀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보장성보험의 경우 개인별 특성에 맞는 보험 설계가 가장 중요하다. 이 때문에 보험업계에서는 전문성이 떨어지는 은행에서 판매가 이뤄질 경우 상품 내용을 제대로 모른채 가입하는 '불완전 판매'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보험상품은 여러 제약으로 인해 개인별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어느 정도 표준화가 이뤄져 있다"며 "판매채널 확대에 앞서 개인별 위험을 보장해 줄 수 있도록 상품 자유화를 앞당기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보험업계의 이같은 주장에 금융감독당국도 공감을 표하고 있다. 방카슈랑스 도입에 따른 득실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당초 방카슈랑스가 도입되면 보험료가 싸지고 대리점 등 영업망이 부족한 중소형 보험사들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다"며 "하지만 예상했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방카슈랑스를 확대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금융감독당국은 방카슈랑스를 보장성보험으로 확대하기에 앞서 완전한 상품 자율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보험업계의 주장에도 동의하는 분위기다.

방카슈랑스 확대 문제는 보험설계사의 실직 문제와도 연관돼 있어 정치권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미 대선 정국으로 접어든 정치권에서는 설계사의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어 재검토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방카슈랑스 확대를 또다시 연기할 경우 정책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정부 관계자는 "방카슈랑스를 확대 시행하는 것은 보험업법 시행령에 명문화돼 있기 때문"이라며 "보험업법 개정이 쉽지 않은데다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도 연기 또는 재검토가 바람직한지 좀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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