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하영(본명 안하영)의 증조부 안상호를 둘러싼 친일 행적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일본 언론이 이를 조명하며 한국 연예계의 '친일파 자손' 낙인 문화를 비판하고 나섰다.
최근 보수 성향의 온라인 매체 JB프레스는 '왜 한국은 친일파의 자손을 용서하지 않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매체는 "한국 연예계에서는 인기를 얻으면 당사자는 물론 부모, 형제, 심지어 조상의 행적까지 파헤쳐진다. 그중에서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한국인을 가장 격분시키는 것이 '친일 선조설'"이라며 "배우 하영은 본인이 일제강점기를 직접 겪은 것도 아닌데 만나본 적도 없는 증조부의 과거 행위로 비난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의 이름 앞에는 어느새 '친일파 후손'이라는 꼬리표가 붙어버렸다"며 "비난이 커지자 하영과 하영 소속사가 나서서 사과했지만 온라인 상에서 비난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선조 일로 사과를 강요받는 스타들'이라는 소제목 아래 배우 강동원과 이지아의 사례를 언급했다.
강동원에 대해서는 학력, 외모 등 결점 없는 이상형으로 스타덤에 올랐지만 친일파 후손 논란에 휘말렸고 과거 인터뷰까지 재조명되며 결국 사과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지아 역시 드라마 '태왕사신기', '베토벤 바이러스' 등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지만 조부가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인물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비판받았고 이에 공식 입장을 내야 했던 피해 사례로 묘사했다.

매체는 이같은 한국 사회의 반일 정서가 한국 무대에 서려는 일본 연예인에게도 향한다고 지적했다.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니쥬(NiziU)'의 멤버 리마를 예로 들며, 그의 외증조부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군수품을 납품하던 사업가였다는 이유로 데뷔 직후부터 "전범 기업 후손은 K팝을 할 자격이 없다"는 한국 누리꾼들의 탈퇴 압박에 시달렸다고 했다.
매체는 "한국 사회가 진정으로 경계해야 할 것은 역사를 잊는 일이 아니라 역사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을 심판하는 도구가 되는 현실일지도 모른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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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뉴스네트워크(FNN) 객원 해설위원인 가모시카 히로미 교수는 칼럼을 통해 "한국에는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물의 조상에게 친일 의혹이 제기되면, 그 덕에 자손까지 번영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쉽게 퍼진다"고 했다.
이어 가모시카 교수는 "과거를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증조부에 대한 의혹을 이유로 출연 프로그램과 광고까지 비공개 처리하는 것은 현대판 '연좌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안상호가 독립운동가 이재명 의사의 거사로 중상을 입은 이완용을 치료한 의료진 가운데 1명이었다는 사실에 대해 "의사가 부상자를 치료한 것만으로 '친일 행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도 했다.
앞서 지난 7일 하영은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증조할아버지가 한양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고 고종황제를 진료했다"며 가문 내 내력인 의사 이력을 밝혔다. 하지만 이후 안상호가 일제강점기 친일 단체 명단에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며 파장이 일었다.
논란이 확산하자 하영은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자필 사과문을 올리고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족사를 가볍게 언급했던 점을 반성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