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사 주가조작, 당국 대응 적절했나?

L사 주가조작, 당국 대응 적절했나?

서명훈 기자, 김성호
2007.04.17 17:32

속전속결vs늑장대응…신종수법 적발 인프라구축 계기

L사에 대한 주가조작 사건을 계기로 신종 수법에 대비할 수 있는 관련 인프라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다단계 피라미드라는 신종 수법이 사용돼 적발이 힘든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6개월간 주가조작이 계속 이뤄진 것은 문제라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관계 당국의 대처가 한 발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감원, 속전속결 처리 ‘자부’

당국은 이번 사건이 인지에서 검찰통보까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신속하게 이뤄졌다고 강조하고 있다. 당국은 1월말 이상 징후를 포착해 증권거래소에 심리를 요청했고, 3월초에 곧바로 특별조사팀을 꾸렸다. 조사 착수 10여일 만에 관련자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가 이뤄졌고 혐의 계좌에 대한 가압류 조치까지 모두 마무리했다.

통상적인 주가조작 사건의 경우 이미 상황이 종료된 이후에 조사에 착수하고, 대부분 결과가 나오기까지 6개월 이상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주가조작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사에 착수했고, 신속하게 가압류 조치까지 마쳐 주가조작 세력이 이득을 볼 수 없도록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가조작이 진행되고 있는 사건을 적발해 내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며 “조사 착수에서 검찰통보까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신속하게 처리됐다”고 설명했다.

◇좀 더 빨랐더라면 ‘늑장 대응’ 논란

하지만 당국의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대응이 한발 늦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1월초에 증권사가 이상 징후를 포착, 감독당국에 이를 보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감독당국의 인지 시점과 약 20일 정도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당국은 증권사에서 혐의 내용을 보고하더라도 검토를 거쳐 조사에 착수하게 되는 만큼 시간이 걸리는 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존에 조사하던 사건도 있기 때문에 보고 즉시 조사에 착수하기 힘든 구조라는 설명이다.

특히 보고내용이 자세하지 않거나 혐의 내용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요구하고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고 강조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주가조작에 십여개 정도의 계좌가 사용되는 것과 달리 이번 사건은 1000개에 가까운 계좌가 사용됐다”며 “신종 수법이라는 점과 계좌수가 많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혐의 계좌를 발견 추적에 나서면 이미 폐쇄된 경우가 많았고, 계좌간 연관성이 전혀 없는 점도 조사를 힘들 게 만들었다고 항변한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혐의 인지 이후 시점만 놓고 보면 이례적으로 신속한 조치가 이뤄졌다고 판단된다”며 “하지만 혐의 인지 시점이 적정했는지, 제도상 보완할 점은 없는지에 대해서는 보다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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