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떨어진 재건축..지금 사도 될까

수억 떨어진 재건축..지금 사도 될까

송복규 기자
2007.05.10 16:11

[이슈점검]일부 단지 급매물 소진..매수자 갈팡질팡

중소기업 임원 신모(51)씨는 요즘 강남 재건축아파트 매입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평소 관심이 많았던 재건축아파트 시세가 올들어 크게 떨어진데다 6월1일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일을 앞두고 절세목적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지금 매수해도 좋을지 판단이 서지 않는 것이다.

신씨는 "지난해 집값이 올랐을 때와 비교하면 가격이 많이 빠졌지만 앞으로 더 떨어질까봐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다 또 매입시기를 놓치는건 아닌지 불안하하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말보다 최고 2∼3억원 정도 떨어진 매물을 보면 지금이 매입 적기인가 싶다가도 앞으로 가격이 계속 떨어지면 손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더 기다리자니 떨어진 가격이 다시 오를까봐 조바심도 난다. 최근 일부 단지 급매물 소진되면서 "재건축아파트값이 바닥을 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와 수요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재건축 바닥 다졌나=10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15평형은 최근 8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올초 9억원을 웃돌다 지난달 8억2000만∼8억3000만원선까지 떨어졌지만 강남구가 개포지구 용적률 상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격이 회복된 것이다.

이 단지 13평형은 7억2000만원선에서 7억3000만∼7억4000만원선으로 올랐고 17평형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11억8000만원짜리 매물이 거래되며 '가격 다지기'에 나섰다.

개포동 남도공인 관계자는 "보름전부터 급매물 매수 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올 들어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매수자들 사이에 더 이상 큰 폭의 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도 이달 들어 급매물 몇 건이 새 주인을 찾았다. 올초 13억원을 호가하던 이 단지 34평형이 11억5000만원에 이어 10억7000만원까지 빠지자 매수자가 금세 나타났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최근 34평형이 10억원에 팔리며 10억원 이하 급매물이 사라졌다. 매도자 대부분이 11억∼11억5000만원선에 매물을 내놓고 있다.

◇지금 사도 될까=전문가들은 재건축보다는 일반 아파트에 관심을 돌리는 것이 낫다고 조언하고 있다. 재건축 단지는 일반아파트보다 대선, 규제 완화 등 각종 호재에 민감한 상품지만 재건축 사업기간이 워낙 긴데다 가격 변동이 커 투자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일반아파트 중에도 세금회피용 급매물이 많은 만큼 실수요자라면 재건축보다는 일반아파트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지난해와 비교해 얼마나 가격이 하락했는지를 우선 선택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알 박상언 사장은 "담보대출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는 만큼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사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며 "당장 들어갈 살 아파트가 아닌 투자용 재건축아파트 매입은 더욱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꼭 재건축아파트를 사고 싶다면 지난해 고점 대비 20∼30% 이상 떨어진 단지를 중심으로 선별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연구소장은 "작년 11월말 대비 20∼30% 하락한 아파트는 앞으로 가격이 추가 하락하더라도 손실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일반분양 물량이 없는 1대 1 재건축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따른 가격 하락 압박을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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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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