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언론인과의 토론, 소득 크다"

盧대통령"언론인과의 토론, 소득 크다"

권성희 기자
2007.06.17 21:05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을 주제로 한 노무현 대통령과 언론인간 토론에서 노 대통령은 브리핑룸 통폐합과 정보공개 확대 및 정보 접근권 확대는 별개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5개 언론단체 대표들은 정보 공개 확대 및 정보 접근권 확대가 병행되지 않는 브리핑룸 통폐합은 공무원들의 정보 제공 회피 성향만 강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언론인들이 줄기차게 브리핑룸 통폐합으로 인한 취재 제한 우려를 제기하자 노 대통령은 브리핑룸 통폐합 공사를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있으니 융통성을 갖고 정보 공개 확대 등과 관련, 언론계와 충분히 협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노 대통령은 17일 오후 6시30분부터 1시간30분 동안 5개 언론단체 대표들과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토론회에는 정일용 기자협회 회장, 김환균 PD연합회 회장, 오연호 인터넷신문협회 회장, 이준희 인터넷기자협회 회장, 신태섭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盧대통령 "브리핑룸 통폐합과 정보 공개 확대는 별개 문제"

노 대통령은 토론회에서 "정보 공개 문제 때문에 이 문제(브리핑룸 통폐합)를 비판하면 안 된다. 그건 맞지 않는다"며 "정보 공개는 좋은데 (브리핑룸 통폐합과) 별개 문제"라고 말했다.

또 "정보 공개가 안 되니까 (브리핑룸 통폐합을) 하지 말자는 건 아니죠"라고 질문을 던진 뒤 "정보 공개라는게 대통령의 명령 한 마디로 바뀔 수 있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노 대통령은 "정보 공개는 문화의 문제"라며 "제도적으로 정보 공개는 다 열려 있다"며 참여정부 들어 제도적으로 정보 공개가 확대됐으며 이 결과 대통령 관련 기사가 국민의 정부 시절 때보다 2배반 가량 늘었음을 실증 자료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기자협회 정 회장은 "대통령께서는 정보 공개 확대와 브리핑룸 통폐합이 별개 사안이라고 하는데 정보 공개가 잘되고 정보 접근권이 확대돼서 정보를 취득하는데 불편함이 없다면 브리핑룸이고 기사 송고실이고 기자들이 굳이 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그런 점에서 정보 공개와 브리핑룸 통폐합은 별개 문제가 아니다"라며 "브리핑룸 통폐합을 문제 삼는 것은 정보 공개가 잘 안 되고 있는 현재 실정에서 그나마 정보 접근권을 보장하는 것이 브리핑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盧대통령 "브리핑룸 공사 문제, 융통성 있게 하겠다"

민언련 신 대표도 "민언론은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이 발표된 후 성명서에서 브리핑룸 통폐합에 방점이 찍힌 상태로만 가면 공무원의 정보 제공 회피 경향만 강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인터넷기자협회 이준회 회장 역시 "전자브리핑제도 확대는 지지하지만 전자브리핑제가 언론의 공무원 대면 접촉을 차단하거나 제어하는 수단이 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써달라"고 요청했다.

PD연합회 김환균 회장은 아예 "동원호 피랍 사건을 방영하기 위해 외교부에 취재를 요청했는데 외교부에서는 일개 프리랜서 PD란 용어까지 써가면서 취재를 거부했다. 그런 다음 방송이 방영된 후 반론을 요청했다"며 구체적인 취재 거부 사례까지 들었다.

김 회장은 "기회를 줬을 때는 취재에 응하지 않고 거부하다가 나중에 방송이 된 후에 반론을 청구하는 것"이라며 "이번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도 공무원들의 취재 회피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어 우려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신문협회 오연호 회장은 "정보 접근권이 충분히 주어지면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의 취지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며 "6월말에 브리핑룸 통폐합 공사를 시작하기로 되어 있는데 공무원들이 취재를 좀더 합리적으로 잘 응할 수 있도록 하는 가시적인 조치가 나온 다음에 공사를 시작할 생각은 없으신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기자실 공사 문제는 시간이 충분히 있다"며 "공사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부터 얘기하면 시간은 충분하다고 본다. 대화가 잘 되고 전망이 보이면 융통성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또 "(공사를) 보류한다는 용어는 회피한다"며 "취재하고 글 쓰는 사람이 어떻게 쓸지 몰라서 보류란 말을 쓸 수는 없는 것이고 시간은 충분히 있으니까 대화하면서 융통성 있게 실질적으로 합의를 이뤄나가겠다"고 말했다.

◆언론계, 정보공개법 개정·공무원 취재협조 등 요청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언론단체들과 논의한 3가지를 노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첫째는 정보공개법 개정과 내부 고발자 보호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언론과, 정부, 국회, 시민단체 등이 TF팀을 구성해서 논의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이다.

정 회장은 국가보안법도 정보공개법과 내부 고발자 보호제도 개선 방안과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보안법 자체가 언론의 자유와 대등한 선상에 놓고 얘기할 수 없는 법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둘째, 브리핑제 내실화와 정보 접근권 확대 등은 정부와 취재기자들의 현실 인식에 괴리가 크기 때문에 실태 조사단을 꾸려 함께 논의했으면 좋겠다. 국내 취재 현장이 어떻게 되어 있고 선진국의 정보 공개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정부와 언론이 같이 조사해보자는 제안이다.

셋째는 공무원들의 취재 회피 경향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정 회장은 "우리나라 공무원처럼 폐쇄적인 사회가 정말 없다"며 "이번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을 기자들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취지와는 달리 공무원만 만세 부르게 만드는 방안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盧대통령 "제도의 본질 변하지 않는 한에서 의견 반영할 것"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오늘 토론이) 성에는 안 찬다"며 "신문·방송에서 대통령을 마치 독재자인 것처럼 몰아붙였던 사람들과 시원하게 토론하는 것이 제 소망인데 그걸 못했으니 성엔 안 찬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늘 나온 분들이 기본적인 취지에는 공감하고 정부가 정보 접근, 취재 지원, 취재 협조를 잘해 주면 이 제도 자체는 괜찮다는 입장인데 그 점에서 의견 접근을 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점에서 소득이 크다"며 "제도는 불편이 있다면 본질이 변하지 않는 한에서 반영하고 정보 공개 확대와 공무원들의 취재 편의 제공 그런 것들은 토론을 통해서 대화하도록 관계 부처에 얘기하겠다. 기자협회, 언론단체와 같이 얘기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토론회에서 브리핑룸을 정부 청사 3곳으로 통폐합하는데 대한 그간 언론 보도의 문제점과 왜곡 보도로 인해 정부 정책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던 점 등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언론인들은 기자실의 폐단에 대해 공감하면서 정보 공개와 정보 접근권 확보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토론회의 초점은 자연스럽게 정보 공개 확대, 정보 접근권 확대 등 국민의 알 권리 제고를 위한 취재권 확보 등으로 넘어갔다.

아울러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에 대한 대안으로써 정부와 언론인이 대화를 통해 실질적으로 취재 여건을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해가기로 했다.

이날 토론은 김신명숙 전 KBS 미디어포커스 사회자의 사회로 언론인 2명이 발언하고 노 대통령이 이어 발언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토론 후 기자협회 정 회장이 다른 언론단체와 논의한 3가지를 제안했고 노 대통령이 마지막 마무리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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