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레터]1700억에 산 서울證 1.6조로

[S-레터]1700억에 산 서울證 1.6조로

유일한 기자
2007.07.23 08:23

M&A 선언에 연일 상한가…유증참여 직원들도 250% 수익

요즘 주식시장의 화제주 중 하나로 서울증권을 꼽을 수 있습니다. 지난주말 1억주가 넘는 대량 거래를 수반하며 이틀 연속 상한가에 올랐습니다. 모기업인 유진기업의 급등을 뒷받침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증권의 강세에 자극받아 증권주가 동반 상승하는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머니투데이 인기검색 종목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 만점입니다. 지난 20일에는 '사자' 호가가 폭주하며 주문체결이 지연되는 '사고'를 치기도 했죠.

서울증권이 대우 삼성 우리 한국 현대 미래 등 쟁쟁한 선두회사를 제치고 시장을 주도하는 증권사가 된 이면에는 서울증권 경영진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의지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유창수 서울증권 부회장은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래에셋과 같은 금융회사로 성장하겠다. 증권사뿐 아니라 시너지가 있다고 판단되면 보험, 저축은행, 자산운용사도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M&A를 통한 성장모델로 두산그룹을 꼽기도 한 유 부회장은 "시중에 돈은 넘쳐난다. 매력적인 인수대상, 성장 비전, 인재만 있으면 인수자금을 확보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했습니다. "몇몇 금융회사와 접촉을 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 언론에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장난 아니다"는 반응입니다. 고려시멘트, 서울증권, 로젠택배를 잇따라 '접수한' 유진그룹이 유 부회장의 말대로 M&A를 통해 상위 증권사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전망을 착착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죠.

지난 5월 유상증자까지 유진기업이 서울증권 인수에 들인 자금은 1700억원. 그런데 서울증권의 시가총액은 현재 1조6500억원 가량입니다. 24.4%의 지분을 보유한 유진기업은 이미 투자자금의 132%(2250억원)를 평가이익으로 챙겼습니다.

이 정도면 M&A에 자신감을 가질 만합니다. 유 부회장은 "이미 한번 기회를 놓쳤지만 자신의 지분도 확보하겠다"고 말했습니다.

855원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한 직원들도 환히 웃고 있습니다. 경영권 변경 과정에서 적잖은 홍역을 치렀고 상당수가 이탈하기도 했지만 끝까지 남아 회사의 주인이 된직원들은 이미 250%의 수익률을 내고 있습니다. 성장 계획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 직원들이 대박을 냈고, 이는 경영진을 지지하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경영진의 뜻을 존중하고 따라주는 '선순환'입니다.

"주가만 쳐다보며 주판알을 열심히 두드리는 직원들이 생겨나는" 부작용(?)도 있지만 업계의 부러움을 한몸에 사는 게 사실입니다.

물론 M&A 기대로 주가상승이 너무 빠르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K, S, C사 등 매물로 언급되는 증권사가 여럿 있지만 유진그룹이 서울증권처럼 매력적인 가격에 인수할 만한 물건은 더이상 없다는 관측이 강한 것이죠. 의지(희망)와 현실은 괴리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자본시장의 성장에 신속하게 '베팅'한 유진그룹의 행보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M&A 계획을 밝힌 우리 등 대형증권사는 아직 조용하기만 합니다. 대표 커머셜뱅크인 국민은행은 KGI를 놓고 손만 담갔다 뺀 상태입니다. 유진기업, 서울증권은 한국 시장에서 M&A를 어떻게 펼쳐야 하는지를 몸소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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