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M&A 방어책'..금융당국 엇박자

'적대적 M&A 방어책'..금융당국 엇박자

송기용 기자
2007.07.24 14:23

금감원 '포이즌 필 도입 긍정적' VS 재경부 '바람직 하지 않아'

적대적 인수합병(M&A) 방어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포이즌 필(Poison Pill) 이른바 독소조항 도입을 놓고 금융당국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막대한 자금을 경영권 방어에 투입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재정경제부는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차단해 국제기준에 벗어날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금감원 포이즌 필 도입 추진= 포이즌 필이란 적대적 M&A 방어전략의 하나로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M&A 시도가 이뤄질 경우 그 기업 주주들에게 특별한 권한을 행사할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통상 이사회 의결을 통해 기존 주주들에게 신주를 발행해 경영권을 방어하는데, 현재 우리나라 상법에는 도입돼 있지 않다.

금감원은 포이즌 필 도입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최근 외국계 헤지펀드 등을 중심으로 경영권 공격이 시도되면서 이를 차단하기 위해 우리 기업이 쓸데없이 많은 자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것이 금감원의 판단이다.

전홍렬 금감원 전홍렬 부원장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국내 최대기업 삼성전자에 대한 M&A설이 제기된 것과 관련, "우리와 유사한 법체계를 가진 일본에서 이미 포이즌 필 제도를 도입했다"며 "관련 법 개정 등에 대비해 연구를 하고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 부원장은 "우리 상장기업들은 42조원에 이르는 자사주를 스와핑 하는 방식으로 경영권 방어에 나서고 있다"며 "이는 상당한 고비용이 발생하는 전략"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경영권 방어장치가 도입될 경우 자사주 매입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설비투자 등으로 돌릴 수 있어 기업 경쟁력이 한층 강화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일본은 이미 350여개 기업이 포이즌 필을 도입했다"며 "최근 일본 법원은 포이즌 필 제도에 대해 주주평등의 원칙도 중요하지만 다수결의 원칙에 의한 주주 총이익이 더 중요하다고 해서 적법 판정을 내린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전 부원장은 다만 포이즌 필 도입과 관련해 "정부가 적대적 M&A 방어장치를 도입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며 "방어장치 도입은 법 개정 사항이기 때문에 개정 발의 등에 대비해 미리 연구해 놓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재경부,포이즌 필 문제 있어= 재정경제부는 포이즌 필 도입에 부정적인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일본 등이 포이즌 필 제도를 도입했다고 하지만 자본의 원활한 이동을 제한하는 M&A 규제를 현재보다 강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권오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제주도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주 하계포럼에서

"최근 일본 기업들이 포이즌필 등을 도입한다고 하는데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금 우리의 제도는 글로벌 스탠다드에서 벗어나 있지 않지만 새로운 제도를 도입한다면 벗어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 자본에 대한 인식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권 부총리는 "아직도 외자를 투기자본으로 인식한다"며 "외자가 국내에서 수익을 많이 내지만 기업을 회생시켜 고용을 유지시키고 세금을 내는 등 긍정적인 부분이 많은만큼 외자가 수익을 많이 낸다고 배아파해서는 결코 선진국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국내 자본도 이런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부총리는 자본의 원활한 이동을 위한 관행의 개선도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들이 해외에 송금해서 부동산을 사거나 할 때 과연 아무런 거리낌없이 할 수 있느냐"며 "제도 개선의 효과가 일선 창구에까지 작동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하며 가령 주민등록증 사본 제공 등도 모두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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