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식량 의약품 전달될 것"… 배 목사 장례 무기연기
아프가니스탄으로 파견된 노무현 대통령의 특사 백종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실장이 본격적인 현지 활동에 들어갔다.
백종천 실장은 28일 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예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오후 현지에 도착한 백 실장은 아프간 정부 당국자와 치안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오후 브리핑에서 "백 특사가 아프간 대통령, 안보보좌관, 외무장관. 내무장관, 지역 치안유지 관계자와 만날 계획"이라며 "특사가 파견됐다는 것 자체가 대통령으로선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백 실장은 아프가니스탄이 죄수 석방 문제에서 유연성을 보일 것을 요청하며 공적개발원조(ODA) 등 경제지원에 대한 약속을 할 예정인 것으로 일부 언론은 보도하기도 했다.
백 특사의 활동에 탈레반도 기대를 걸고 있다. 아프간 정부와 협상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는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가 이날 새벽 "한국 대통령의 특사가 아프간에 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문제 해결을 기대하고 있으며 특사 파견에 만족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아마디는 "문제 해결을 위한 어떤 협상도 우린 준비가 돼 있고 환영한다. 그러나 아프간 정부가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해 협상이 풀리지 않고 있다"며 백 특사의 역할을 요청했다.
그러나 탈레반 수감자 석방에 대한 실질적 결정권을 가진 미국을 설득할 수단이 마땅치 않고, 카르자이 대통령이 미국의 눈치를 보고 있어 상황 변화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부는 또 납치된 한국인들에게 의약품과 생활필수품 전달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에서 가족들이 보낸 의약품과 생필품들이 아프간 현지에 공수되고 있고 정부는 아프간 정부,탈레반과의 교섭에서 이 물자들의 전달을 요구할 예정이다.
정부는 납치가 장기화되면서 피랍자들이 극심한 건강 악화와 고통을 겪고 있어 의약품과 생필품 전달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피랍자 임현주씨는 지난 26일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모두는 아프며 상황이 좋지 않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탈레반에 의해 살해된 고 배형규 목사의 장례절차는 무기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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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목사의 형 신규씨는 이날 성남시 분당타원 피랍가족 모임 사무실에서 "지금은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피랍자 석방을 위해 집중돼야 할 때"라며 "분당 서울대 병원에 마련키로 했던 빈소도 설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 샘물교회 관계자는 "납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장례 절차가 진행되는 것은 좋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정부측에 시신을 당분간 현지에 보관하자는 유가족들의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