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0억원이 껌값입니까? 어마어마한 돈을 맘대로 써 버린 복지부 공무원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합니다. 분통이 터집니다."
"음주운전을 하다 걸려도 벌금을 냅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일벌백계 해야 합니다."
보건복지부가 의약품유통종합정보시스템 정책 실패로 360억원이라는 혈세를 낭비하고서도 책임소재는 묻지 않기로 했다는 본지 기사에 붙은 댓글들이다.
익명의 공간에서 쓰여지는 댓글의 특성상 다소 감정이 앞서기는 하지만 국민들의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복지부는 비판은 감수하겠지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당시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고, 의약분업 시행 과정에서 서둘러 추진할 수밖에 없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하소연이다.
게다가 건보공단이 제약업체에 의약품 대금을 직접 지불할 수 있는 '직불제' 규정을 국회에서 폐지해서 어쩔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하지만 그보다 결정적인 이유로는 정책 실패를 이유로 공무원에게 구상권을 청구했던 전례가 없었다는 점을 들었다.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법적인 배상 책임을 지우기가 어렵다는게 요지다.
국민 정서와의 괴리는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한두푼도 아닌 360억원을 허공에 날려버렸음에도 책임지는 공무원이 아무도 없다는 데 공감할 국민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사실 일반 기업에서 일처리를 하다 이 정도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면 담당 라인은 붙어있질 못한다. 다만 공무원이 국민세금을 갖고서 정책 집행을 하다 일을 그르쳤다는 점만 다를 뿐이다.
백번 양보한다고 해도 복지부의 '비겁함'은 지탄받아야 마땅하다. 장관이 책임을 묻겠다고 국민들에게 공언을 해놨는데도 어물쩡 넘어가려 한 것은 떳떳하지 못하다. 삼성SDS에게 물어줄 배상금액을 마련하느라 소외계층에게 쓰여질 재원규모를 축소시킨 것은 또 어떤가. 복지부는 최소한 이들 소외계층에게 진심으로 머리를 숙이고 사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