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에 웬 농특세? 황당한 세금들

향수에 웬 농특세? 황당한 세금들

이상배 기자
2007.08.29 08:28

주식 매도 때도 부과… 은행·보험사에 교육세 부담 지우기도

향수 등 방향용 화장품에 농어촌특별세(농특세)가 붙는다는 걸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또 술에는 왜 교육세가 붙을까?

정부는 매년 세제개편을 통해 세금 제도를 다듬고 있지만, 아직도 이처럼 황당하게 붙는 세금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29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현행법상 특소세 부과대상 품목 가운데 오락용품, 수렵용 총, 고급모피, 고급가구, 방향용 화장품 등에는 별도의 농특세가 따라 붙는다.

특히 향수와 같은 방향용 화장품에는 특소세 7%가 붙고, 그 10분의 1(0.7%)만큼 농특세가 추가로 부과된다. 예컨대 10만원짜리 향수를 하나 살 때 소비자는 700원의 농특세를 내는 셈이다.

정부가 지난 1994년 '농어업 경쟁력 강화 및 농어촌 개발' 재원의 마련을 위해 특소세 대상 가운데 일부에 농특세를 매기면서 사치성 '특수 화장품'을 포함시켰고, 1998년 법개정 때 이 자리를 방향용 화장품이 대신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1994년 당시 고급시계 고급융단 등 대표적인 사치품들은 농특세 대상에서 제외됐고, 지금도 이들에 대해서는 농특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재경부 관계자는 "13년 전 입법 과정에서 특소세 대상 중 일부를 농특세 대상으로 정할 때 적용된 기준이 무엇이었는지 지금은 파악하기 어렵다"며 "방향용 화장품이 특수 화장품을 대체하게 된 경위도 지금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애꿎은 농특세 대상은 방향용 화장품 뿐이 아니다. 주식을 팔 때에도 농특세가 떼인다. 주식 매도대금의 0.15%만큼 증권거래세로, 이와 똑같은 금액인 0.15%가 농특세로 나간다.

또 대부분의 술에는 주세와 함께 교육세가 부과된다. 소주의 경우 주세 72%가 부과되는데, 이 때 주세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이 교육세로 나간다.

재경부 관계자는 "과거 교육재정 마련 차원에서 '외부불경제'를 유발하는 품목들에 대해 교육세를 부과키로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설명도 통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교육과 별 관련없어 보이는 은행, 보험회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회사들이 교육세 납세 대상으로 돼 있는 것이 그렇다.

지난 1982년 군사정권 때 정부가 방위세 폐지에 따른 세수 감소분을 막기 위해 당시에는 '만만했던' 금융사들에 교육세 부담을 지운 탓이다. 때문에 은행, 보험사 등은 지금도 매년 매출액의 0.5%를 교육세로 떼이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교육세 과세제도의 재검토를 위해 연구용역을 맡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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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장입니다. △2002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2년 머니투데이 입사 △청와대, 국회, 검찰 및 법원, 기재부, 산자부, 공정위, 대기업, 거래소 및 증권사, IT 업계 등 출입 △2019∼2020년 뉴욕특파원 △2021∼2022년 경제부장 △2023년∼ 정치부장 △저서: '리더의 자격'(북투데이),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비즈니스북스·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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