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겪으니 발명품이 보이더라구요"

"장애 겪으니 발명품이 보이더라구요"

오상연 기자
2007.11.11 15:38

[인터뷰] 보조기구공모전에서 우수상 받은 장애우 백덕현씨

“신체적 장애가 제 삶에 걸림돌이 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장애우들을 위한 기구를 발명하게 됐지 않습니까.”

▲보조기구 공모전에서 우수
상을 수상한 백덕현 씨
▲보조기구 공모전에서 우수 상을 수상한 백덕현 씨

지난 9일 제3회 보조기구 공모전에서 우수상(Happy Idea)을 수상한 백덕현(41)씨는 장애우들이 혼자 차량에 탈 때 겪는 불편을 없앨 수 있는 차량탑승용 리프트인 '루프체어'를 개발했다.

21년전 스무번째 생일에 그는 1급 지체장애인이 됐다. 친구들과 함께 보트 선착장에서 놀다 바다로 떨어져 부표에 경추를 다쳤기 때문이다. 사고 후 3년간은 전신마비로 손가락조차 까딱할 수 없었다.

“사고 후 한동안은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행히 컴퓨터 관련한 일은 그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었어요. 이동을 자유롭게 할 수 없다는 것으로 오랫동안 좌절하진 않았어요.”

백씨의 직업은 컴퓨터 프로그래머. 사고 후 3년이 지나자 까딱하기도 힘들었던 손가락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10년간 독학으로 마스터한 컴퓨터 실력이 입소문 나면서 홈페이지 제작이나 웹개발 의뢰가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느날, 그는 일상에서 느꼈던 불편함을 직접 개선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발명가로 변신하게 된 계기가 됐다.

“장애인이 차에서 내려 휠체어를 타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옆에서 꼭 도와줘야 합니다. 저도 차를 운전하고 어딘가로 이동하려면 꼭 주변 분들의 도움을 받아야 했어요.”

제작 구상에 들어간 것은 지난 해 10월부터였다. 초기 4개월간은 원래 하던 일을 아예 접고 하루 10시간 넘게 개발에 매진하기도 했다.

기계공학적인 지식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어려움이 더 컸다. 생활비 부담도 있었지만 기계 개발을 위해 기꺼이 감수했다.

그가 개발한 기구는 휠체어를 차 지붕에 자유롭게 올리고 내릴 수 있고 자동으로 수납하는 기능을 갖췄다. 같은 기능의 해외 수입품은 700만원대의 고가품이어서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 부담스러웠다. 그는 기존 기계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200만원대에 판매할 수 있도록 원가를 낮췄다.

백씨는 “발명품을 제품화하는 것이 지금의 가장 큰 소망”이라며 "제품의 공급사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찾는 회사는 '사회환원 차원에서 자회사를 만들어 보조기구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업체'다.

“이번 제품 외에도 4가지 정도의 추가개발 아이템을 갖고 있어요. 장애우들을 위한 제품개발은 지속적으로 해 나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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