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글로벌 '게임명가' 만들기

[기고] 글로벌 '게임명가' 만들기

최규남 한국게임산업진흥원장
2007.12.05 10:55

국내 게임산업은 크게 성장해 2006년에는 7조5000억원에 이르렀으며 그 선봉에 있는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는 세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와 같은 성장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국내 개발 게임의 공급이 수요를 넘어섬에 따라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게임의 블록버스터화로 인해 막대한 투자금의 회수를 위해서는 보다 큰 시장, 즉 해외 수출에 전력을 쏟아야 할 시기인 것이다.

주요 게임국가들의 인터넷 인프라가 크게 개선되고 세계 게임시장의 양대 산맥인 비디오게임과 아케이드게임은 점차 온라인화되고 있다. 특히 비벤디, EA 등 굴지의 게임사가 온라인게임에 뛰어들면서 온라인게임은 세계 게임계의 핵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온라인게임이 아직 시장 초기단계로 다국적 게임사의 자체 개발 역량이 크지 않은 지금이 우리나라가 해외 진출에 집중해야 하는 적기다.

국내 게임사들의 해외 진출을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무엇보다 국내에도 규모있는 글로벌 게임사가 탄생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글로벌 게임사는 몇 개 되지 않는다. 한국은 이미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온라인게임 최강국이라는 명성을 떨치고 있고 미국, 유럽에서도 온라인게임 수요를 어느 정도 선점했다. 세계 게임시장을 선도하는 한국 기업을 만드는 것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도전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금력과 경험, 인프라를 갖춘 선두기업들은 개발력이 뛰어난 중소게임사와 기획단계부터 손을 잡고 각각의 전문성을 발휘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해 내야 한다.

반대로 국내 온라인게임 서비스 노하우를 살려 해외의 경쟁력있는 게임을 해외 현지시장에서 퍼블리싱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전문 스튜디오와 퍼블리셔의 역할 분담은 게임 선진국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이뤄져 왔고, 성공적인 역할모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렇게 국내에서도 글로벌 기업이 탄생하려면 해외 시장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국가별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초창기 중국시장에 진출했던 다수의 게임사들이 사전 준비 부족으로 시행착오를 겪었다. 같은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수요분석, 경제 성장률, 영업제한 정책 등을 고려해 M&A 또는 지분인수 방식을 택할 것인지, 현지법인 또는 지점설립의 방식을 취할 것인지 다방면으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둘째,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올초 정부에서 발표한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에 따라 수출보험공사에서 문화콘텐츠를 비롯한 서비스 수출을 지원키로 한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정부는 이같은 지원을 확대해 게임을 수출 유망품목으로 집중 지원하고, 각국 정부간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등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온라인게임이 급성장하던 시기에 투자자금의 역할이 매우 컸던 것처럼 세계 시장으로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게임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가 절실하다. 한국게임산업진흥원이 게임 전문 펀드를 조성하고 해외 퍼블리셔들도 한국 게임업체를 발굴하려는 움직임을 가시화하고 있어, 조만간 일정 부분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 지난 몇 년간 게임의 역기능만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 사실이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비단 투자부분에서의 위축 뿐 아니라 게임시장의 수요 자체를 왜곡시킨다.

다행히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게임문화재단이 연내 설립될 예정이다. 게임문화재단은 게임사와 유관 단체는 물론이고 일반 기업들의 참여를 통해 기업의 사회환원과 게임산업 역기능 해소, 나아가 게임산업에 대한 투자 활성화에도 이바지 할 것으로 기대된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로 유명한 블리자드의 모회사 비벤디게임즈가 액티비전을 합병키로 하면서 EA를 능가할 거대 게임사의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업체 중에서도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게임 명가(名家)'가 탄생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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