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공사용 '임시' 도로도 개발제한구역 보전부담금 내야"

대법 "공사용 '임시' 도로도 개발제한구역 보전부담금 내야"

오석진 기자
2026.03.30 06:00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1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1

철도 공사를 위해 낸 '임시 공사용 길'에 대해서도 보전부담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공사에 필요한 임시시설이라고 해도, 실제 철도 본선이 놓이는 부지 바깥에 별도로 만든 길이라면 부담금 부과 대상이 된다는 취지다. 개발제한구역 보전부담금은 '그린벨트'를 훼손할 때 내야 하는 돈이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서부광역철도 주식회사가 "개발제한구역 보전부담금을 부과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고양시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 판단을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서부광역철도는 2016년 '대곡~소사 복선전철 민간투자 시설사업'의 사업시행자로 지정됐다. 이후 2018년 1월 고양시 덕양구 일대 토지 2만8535㎡에 대해 '공사용 임시시설(공사용 가도) 설치'를 목적으로 개발제한구역법상 토지형질변경 허가를 받았다. 형질변경이란 땅의 원래 상태를 바꾸는 것이다.

고양시는 같은해 2월 해당 형질변경 허가 대상 88개 필지에 대해 보전부담금 25억8367만여원을 부과했고, 이어 3월에는 다른 3개 필지에 대해 4967만여원을 추가로 부과했다.

이후 고양시는 이미 형질변경 허가를 받아 부담금 산정 대상에서 제외돼야 하는 토지가 포함됐다는 이유로 3월 처분은 전액 감액하고, 2월 처분 일부도 제외해 최종 16억2341만5590원으로 줄였다.

서부광역철도는 이에 불복해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이의신청을 냈지만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서부광역철도는 임시시설 부지가 개발제한구역법상 공사의 사업부지 토지에 해당해 보전부담금 산정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은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공사용 가도 부지(임시 공사용 길)가 철도사업의 실시협약과 실시계획에 포함된 사업 면적에 해당한다고 보고, 보전부담금 전액을 취소했다.

2심 판단은 달랐다. 단순 실시협약·계획에 포함됐다고 자동으로 사업 부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본공사의 사업 부지'는 개발제한구역법에 따른 행위허가를 받아 실제 본공사가 이뤄지는 땅을 뜻한다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임시시설 부지 전부가 사업 부지에 해당한다고는 볼 수 없으며, 이 중 9개 필지에 해당하는 약 10억4450만원 부분만 취소했다. 그마저도 과거 형질변경 허가를 받은 땅이니만큼 중복으로 부담금을 부과할 수 없다는 점이 근거가 됐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다른 법령상 사업 부지 개념을 그대로 끌어와 해석할 경우 사안에 따라 일관된 해석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봤다. 또 이 조항의 취지가 이중 부과를 막기 위한 데 있는 만큼, 본공사 사업 부지 안에 설치된 임시시설만 부담금 면제 대상이 된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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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진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오석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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