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암치료 어디까지 와 있나

[기고]암치료 어디까지 와 있나

최일봉 우리들병원 척추암클리닉 원장
2007.12.27 12:24

통계청에서 발표한 2006년 한국인의 주요 사망 원인은 암질환으로 26.7%를 차지해 뇌혈관질환(12.7%), 심장질환(7.9%)을 가볍게 따돌리고 올해도 부동의 1위를 고수했다.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암환자의 생존율은 높아지고 있지만, 고령화, 암 유발 환경 및 생활 습관의 증가 등으로 매년 암환자는 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면 암 치료기술은 어디쯤 와있을까. 세계 각국은 암 정복을 위해 방사선 치료, 로봇 수술, 유전자 및 면역 요법 등 다양한 치료법 개발에 전력을 쏟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4세대 사이버 나이프, 양성자 치료기, 토모테라피 등 신기술 및 최첨단 장비가 빠르게 발전돼 암환자들에게 완치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방사선은 1895년 독일의 물리학자 뢴트겐 박사가 암실에 있던 형광판에서 발사되는 빛을 우연히 발견해 이를 X선이라고 명명한 이후, 외과 수술, 항암제와 함께 암을 치료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 방사선 치료는 종양에 직접 방사선을 쪼여 암세포를 죽이는 방법이다. 그러나 조사된 방사선은 암세포 주변의 조직에도 영향을 미쳐 정상 조직을 손상시키거나 인체 기능 약화, 부작용 등을 초래할 수 있어 이를 방지하려는 연구가 거듭돼 왔다.

우리나라 방사선 치료는 4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63년 최초의 방사선 장비인 코발트 치료기가 도입된 이래 암 치료에 적극 활용돼 왔고, 최근에는 주로 가속기를 이용한 치료 장비들이 소개되고 있다. 이는 강력한 전기장이나 자기장 속에서 X선이나 감마선 또는 중성자나 양성자 같은 입자를 가속시켜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방식이다.

현재 방사선 치료의 최첨단 장비는 최신 4세대 사이버나이프(아래 사진)다. 환자의 호흡과 같은 미세한 움직임까지 추적해 방사선을 다양한 각도로 종양 부위에 최대한 집중시킬 수 있다. 김포공항 우리들병원 사이버나이프 척추암 클리닉에서도 최근 이 장비를 도입했다.

방사선은 그 동안 암 세포를 죽이는 데 효과적인 반면 인체에는 유해하다는 인식이 높았다. 그러나 4세대 사이버 나이프는 실시간으로 암 조직의 움직임을 파악하여 정상적인 장기 및 조직을 손상시키지 않고 암을 집중 괴사시키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매우 높다. 전신 치료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재발한 암이나 전이성 암, 특히 척추 전이암 치료에 탁월하다. 고령이나 마취가 불가능한 환자까지도 치료가 가능하다.

외과 수술에 있어서도 첨단 장비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암 치료에 있어 가장 대표적인 외과적 수술은 장기 내 종양이나 림프선 전이를 찾아내 직접 제거하는 치료로 1세기의 암치료 역사 동안 널리 활용돼 왔다. 그러나 의사가 직접 광범위한 절개를 통해 암 덩어리를 드러내기 때문에 합병증이나 후유증의 위험이 높다는 것이 문제였다.

최근에는 환자 몸 속에 원격조정이 가능한 내시경과 로봇팔을 집어넣은 뒤 의사가 수술 부위를 3차원 입체영상 모니터로 확인해 가며 수술을 진행하는 일명 로봇 수술이 시도되고 있다. 로봇 수술은 3~5개의 작은 구멍만을 뚫어 로봇팔이 시술을 하기 때문에 의사의 미세한 손떨림을 차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출혈이나 주요 신경 및 혈관의 손상이 적어 전통적인 외과적 수술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면역 및 유전자 요법도 1980년대에 암 세포가 유전자의 이상으로 발생한다는 새로운 정의가 내려진 이후, 특히 전이성 암 치료를 목표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돼 왔다. 몸의 면역력을 증강시켜 암세포를 제거하는 면역 요법과 암 유전자의 이상을 교정하는 유전자 요법은 암 치료에 있어 또 하나의 해법이다. 암 세포와 싸울 능력이 없는 백혈구의 면역기능을 활성화시키거나 새로운 유전적 기능을 부여해 암을 치료한다는 원리다. 아직까지는 초보적인 연구 단계라고 할 수 있지만 앞으로 방사선 치료나 외과적 수술로 미해결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치료제로써 활용될 것이다.

암은 흔한 질환이지만 안타깝게도 정복할 수 있는 명쾌한 해답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눈부신 의과학 기술의 발전은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완치될 수 있다는 희망은 물론 생존 기간을 연장시켜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암 정복의 시대는 머지않아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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