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퇴직연기금 운용방법 개선 필요

[기고]퇴직연기금 운용방법 개선 필요

성주호 경희대 경영학부 부교수
2007.12.10 13:54

정부가 노후 생활보장, 노사관계 개선, 자본시장 활성화, 사회보장체계 보완 등 국민경제적 효과를 기대하며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지 어느덧 만 2년이 되었다. 시행초기의 장밋빛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적립금 및 가입 사업장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2010년에 100조원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성장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성장잠재력을 조기에 현실화하는 최선의 방책으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제도적 개선 방안에 대해 신중히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첫 번째 방안으로, 도입 사업장에 대한 과감한 세제상의 인센티브제도를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세수 및 조세 형평성 확보라는 정부 당국의 고민과 맞물려 있어 실제적 어려움이 있다.

두 번째 방안으로, 퇴직연기금의 성장 동력을 제공하는 적립금 운용 규제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 현재 적용되고 있는 퇴직연금 자산 운용 가이드라인은 제도 도입 단계부터 논란이 되었지만, 정부당국이 적립금의 안정성이 최우선이라는 투자의 보수적 성을 강조한 운용규제이다. 현재 원리금이 보장되는 저축계좌에 대한 적립금 운용비율이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의 77%수준이라는 점은 이를 반증한 결과로 평가된다.

실제로 이러한 원리금보장 중심의 엄격한 자산운용 규제는 국민연기금 수익률보다 무려 2% 정도 떨어지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퇴직연금제도의 도입 기본 취지인 노후 생활 보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의 적립금 운용의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성이 있다. 적립금의 운용 규제 완화는 수익률 개선 효과를 담보할 수 있어야 하며 이에 따른 투자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관리감독 체계를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물론 수익성과 안정성을 100% 모두 달성할 수 있는 자산운용방법은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2년간의 적립금 운용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국민연기금의 주식투자 확대, 사립대의 적립금 주식 투자 허용,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문화 확산 등으로 우리의 금융환경이 과거 도입 단계에 비해 급속하게 개선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최근 영미를 포함한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큰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여야 한다. 즉 국민연금의 재정부담을 퇴직연금으로 전가시키고 있으며 또한 퇴직연금 적립금의 운용책임을 사용자 중심에서 근로자 중심으로 전환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과거 40년간의 적립금 운용실적을 평가한 영국 정부의 보고서에 의하면 투자수익률은 주식계좌, 채권계좌, 저축계좌 순으로 나타나며 저축계좌에 비해 주식계좌는 약 6배 이상의 수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그러므로 현행 주식에 대한 직접투자 혹은 주식형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에 대한 엄격규제는 우리의 적립금 운용 환경이 개선되는 추세에 병행하여 점차적으로 완화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규제의 완화는 궁극적으로는 연기금의 장기투자 속성을 반영함으로써 금융시스템의 선진화를 도모하고 아울러 경제성장의 한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향후 우리의 금융시스템은 주식, 채권 등의 금융시장의 발달로 유동성이 높아질 것이라 판단된다. 따라서 장기저축자의 요구수익률은 낮아질 것이며 장기투자자의 요구수익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당국의 금융정책은 고수익의 장기투자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하며 이를 통한 경제성장 나아가 연금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하여야 할 것이다.

퇴직연금에 대한 적립금 운용규제는 국내에 처음 시행된 제도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선진 제도의 모습을 갖출 수는 없다. 그러나 기본 취지를 조기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실제적 관점에서 연기금 운용의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고 경제적 효익을 극대화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안정성 위주의 과도한 운용규제는 금융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없을 뿐만아니라, 안정화를 통한 퇴직연금제도의 활성화 기대효과는 부메랑효과로 끝날 가능성이 높으며, 결국 노사의 적극적 관심을 끌어낼 수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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