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빅히트]FRB, 금리 인하 때 SG사건 몰랐다
바다 건너 프랑스에서 벌어진 희대의 금융사기 사건으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체면을 구기게 됐다.
프랑스 2위 은행인 소시에떼제네랄(SG)은 자사 직원의 금융 사기사건으로 세계 금융 역사상 최대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다.
SG는 24일(현지시간) 주식 선물 거래를 담당하는 직원 한 명이 회사의 보안시스템 정보를 이용, 한도를 초과해 선물에 투자해 49억유로(72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SG는 지난 주말인 19~20일 사기 사건을 적발하고 자체 조사 결과 유럽 주가지수를 헤지하는 플레인바닐라(Plain vanilla) 선물 상품을 담당하는 트레이더인 제롬 커비엘(31)이 정보를 이용해 회사 안에 가공의 사업체를 설립한 뒤 회사의 조직과 정보를 이용, 한도를 넘는 거액의 거래를 해 온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한 SG의 손실액은 세계 금융 역사상 최대 규모로, 2006년 잘못된 선물 투자로 파산한 아마란스 어드바이저가 입은 손실 66억달러와 베어링의 14억달러를 웃돈다.
◇FRB, 인하때 사건 몰라
사건 발생을 감지한 SG는 21일 즉각 사고 물량 청산에 들어갔다. 프랑스 금융감독 당국인 프랑스은행(BoF)에 사건 발생 사실을 알린 후 발표는 물량 청산 이후로 미뤄줄 것을 요청했다.
공교롭게도 SG가 매도물량을 집중시키기 시작한 21일과 22일 유럽과 아시아 증시는 폭락세를 겪었다.
이에 세계 금융권에서는 최근 폭락장세가 SG의 매물 집중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FRB는 22일 긴급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소집, 0.7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처음 있는 기습 금리 인하였다. FRB는 더 이상 세계 증시 폭락세를 방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일주일 뒤로 예정된 FOMC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절박감도 숨어 있었다.
문제는 FRB가 금리 인하 결정 당시 SG의 금융사기 사건 발생을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결국 FRB가 한 은행 직원의 사기 행각에 놀라 공격적인 금리 인하라는 오판을 내렸다는 말이 된다.
이번 사건으로 FRB의 신뢰는 타격을 입게 됐다. 오는 30일 FOMC에서의 금리 인하 결정도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세계 중앙은행들간의 공조 체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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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발 금융 충격 오나
이미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20억5000만유로(29억9000만달러)의 손해을 본 SG는 이번 사기사건까지 포함해 모두 65억5000만유로(100억9000만달러)의 손실을 내게 됐다.
SG는 막대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55억유로(80억달러) 규모의 긴급 자금 조달에 착수했다.
사기사건이 알려진 후 프랑스 증시에서 SG의 거래는 일시 중단됐다. 거래가 재개된 후 SG는 4.1% 급락세로 기록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이번 사고로 SG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하향했다.
SG 주주들은 이번 피해에 대해 회사측에 대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인수 소식도 들려온다. 영국 데일리 텔레그라파는 이날 소시에떼제네랄이 대형 금융기관들의 인수·합병(M&A) 목표물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바클레이와 유니크레딧이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될 수 있다고 전했다. 국부펀드들도 역시 SG의 지분을 매입하는데 관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는 SG를 매각하기보다 국내에서 해결책을 모색하려 할 것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SG 사건은 서브프라임 사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금융권을 재차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서브프라임 투자 실패로 인하 천문학적인 손실에 이어진 이번 금융사기 사건으로 금융권의 신뢰는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무너져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