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삼성과 세멕스, 그리고 발리

[기자수첩]삼성과 세멕스, 그리고 발리

권성희 기자
2008.02.05 16:51

"지역 사회와 협력을 통해 사람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활동을 펼치는 것,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지구 환경 보호에 앞장서는 것이 세멕스의 사회적 책임입니다."

세계 3대 시멘트회사 중 하나인 멕시코의 세멕스. 하비에르 트레비뇨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은 지구 반대편에서 찾아온 기자에게 1시간여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며 절반 이상을 세멕스의 사회적 책임을 소개하는데 할애했다.

세계 최대의 철광석 회사인 발리(구 CVRD)의 기자간담회. 호제르 아기넬리 최고경영자(CEO)는 "대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며 "대기업의 비전은 사회 대중들의 힘과 공개적으로, 직접적으로 연결돼 긍정적인 방식으로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기넬리 CEO 역시 브라질 전역에서 온 기자들을 앞에 두고 진행된 1시간10여분간의 프리젠테이션 대부분을 발리가 사회적 책임을 위해 펼치고 있는 활동과 이 활동에 대한 투자 계획을 소개하는데 썼다.

트레비뇨 부사장과 아기넬리 CEO 모두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이유를 "기업의 지속성(Sustainability)'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환경을 파괴하고 사회적 지지를 얻지 못하는 기업은 '지속가능한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었다.

참여정부 들어 감옥 한번 다녀 오지 않고, 조사 한번 받지 않은 재벌이 거의 없다. 비자금 때문에, 폭력사건 때문에, 불투명한 경영권 승계 때문에, 감옥에 가거나 최소한 법원을 드나들며 재판을 받아야 했다. 이 때문에 "이래서야 경영이 되겠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대기업들로 구성된 전경련은 항상 "기업하기 힘들다"고 징징댄다.

기업이 살아야 국가 경제가 산다는 건, 국민들도 다 안다. 그럼에도 최근 진행되는 삼성특검에서 드러나듯 국민적 정서는 재벌에 비우호적이다. "기업하기 힘들다"는 불만은 십수년간 계속돼 이젠 지겹고 비리를 무마하기 위한 사회적 책임 활동엔 감동이 없다.

"국가 발전에 기여한 것이 얼만데.."란 생각이 든다면 세멕스와 발리를 보길 바란다. '지속가능한' 기업을 위해선 "사회 대중의 힘과 긍정적으로 함께 가야 한다"고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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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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