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I지수 반등, 부정적 심리에 가려…긍정적인 심리는 언제?
10일 오후 10시가 조금 지난 시각. 뉴스 속보에서 숭례문에서 불이 났다는 소식을 전해주고 있다. 상황을 전달해주는 기자 뒤에 숭례문은 연기가 날 뿐이었다. 기자는 소방 관계자 말을 인용, 불이 거의 진화됐다는 상황을 전해준다. '별 것 아닌가 보다.'
긴 연휴를 마치고 출근할 생각으로 일찍 잠자리에 든 사람들은 11일 오전 신문 1면에 대문짝만한 숭례문의 몰골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연휴 후유증으로 밤잠을 설친 사람들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 자정이 넘은 시각에 모든 공중파 정규 프로그램을 중단시킨 뉴스 속보를 통해 사람들은 라이브로 숭례문 불구경을 할 수 있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네.'
이유가 어찌됐든 한마디로 꺼진 불도 다시 보지 않은 결과다. 그 옛날 그토록 강조됐던 불조심 표어가 막상 불을 끄는 사람에게는 해당되지 않았나 보다. 불씨가 남아 있었다는 사실(팩트)보다 '불은 이제 진화됐다'라는 심리가 너무 앞선 것이 국보 1호를 재로 만들었다.
심리가 팩트를 앞서는 경우는 주식시장에서 특히 심하다. 주식시장이 경기보다 6개월 앞선다는 것은 이를 방증하고도 남는다. 최근 조선주의 급락도 심리가 팩트를 앞선 경우다.
수주가 줄 것이란 우려에 조선업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대형 수주 소식을 잇따라 내놓고 있으나 주가는 심리를 따라갔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선주 급락은 펀더멘털이 아닌 우려감만으로 이뤄졌다"며 안타까워했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설 연휴 기간 BDI지수는 300포인트이상 상승한 것을 보면 해운업체뿐만 아니라 조선 등 중국관련주가 나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미 심리는 BDI지수라는 팩트를 보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미국 ISM 서비스업지수가 충격적으로 발표되자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한국 증시는 설 연휴로 이를 피해갔다.
허 본부장은 "설 연휴만큼 호재는 없다. 악재를 매일 반영한 것보다 하루에 모두 반영한 것이 향후 흐름에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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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악재에 심리가 반응하면 낙폭은 클 수 밖에 없다. 이날 연휴기간을 반영해 코스피지수는 3.29% 하락했다. 러시아, 인도는 물론 니케이지수가 6%이상 떨어진 것보다는 선방한 셈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 하지만 올 줄 뻔히 아는 소낙비는 피할 수 있다. 설사 소낙비를 맞는다고 하더라도 금새 날이 갠다는 사실도 충분히 알고 있다. 허 본부장은 "향후 2~3개월 경제지표는 나쁘게 나올 게 뻔하지만 이미 심리는 이를 주가에 충분히 반영한 상태"라고 말했다.
심리는 팩트를 앞선다. 그러나 아직 긍정적인 심리는 부정적인 팩트를 이겨낼 만큼 앞서지 않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