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신용위기 구세주될까(종합)

버핏 신용위기 구세주될까(종합)

김경환 기자
2008.02.13 08:27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이 등급 하향 위기에 직면한 채권보증업체(모노라인)에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러나 모노라인 업체들은 버핏의 손길을 외면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증시는 버핏이 신용경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융시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 만으로도 급등했다.

버핏 모노라인에 8000억달러 지방채 보증 제의

버핏은 12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암박과 MBIA, FGIC가 보유하고 있는 지방채(municipal bond)에 대한 재보증을 지난주 제안했었다고 밝혔다.

버핏은 "지난주 이들 세 회사가 보유한 총 8000억달러의 지방채를 재보증해주겠다고 제안했으며 한 회사는 제안을 거절했고 두 회사는 아직 답변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 언론들은 "엉클 버핏이 모노라인 구조를 준비중"이라고 전했다.

버핏은 "우리는 돈 벌기 위해 이런 제안을 한 것이다. 왜냐하면 지방채는 'AAA' 등급을 언젠가는 다시 회복할 것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버핏은 재보증을 제안한 채권은 지방채에 한정되며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서브프라임 관련 채권은 아니라고 밝혀 서브프라임에는 관심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지방채를 재보증해주는 것 만으로 금융시장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진단이다.

버핏이 경영하는 버크셔해서웨이이는 신용등급 'AAA' 기업이기 때문에 버크셔가 재보증할 경우 세 기관이 보유한 지방채의 등급도 그대로 유지될 수 있고 이 경우 지방채 시장이 안정된다. 지방채 등급이 하향되면 유동화 압박이 가해져 도미노 파장이 우려돼왔다.

밀러 타박의 투자전략가 피터 부크바르는 "지방채의 부도율은 1%미만"이라며 "지방채를 재보증하는 것은 전혀 위험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증시는 환호

버핏의 제안이 알려지면서 씨티그룹 주가가 1.6%,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1.0%, 뱅크오브아메리카가 1.6% 각각 오르는 등 금융주가 강세를 보였다.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의 진원지인 모기지업체 컨트리와이드 역시 3.8% 급등했다.

그러나 정작 버핏이 손을 내민 채권 보증회사 MBIA주가는 15.3%, 암박 주가 역시 15.1% 급락했다. 이는 모노라인 업체들이 버핏의 제의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모노라인, 버핏 제의 거절한 이유는

그렇다면 왜 모노라인은 버핏의 제의를 거절했을까. 버핏은 CNBC와 인터뷰 당시 한업체가 거절했다고 밝혔으나 이미 두업체가 거절을 했으며, 나머지 한곳도 거절할 것이라고 포천은 전했다.

포천은 이날 암박과 MBIA는 버핏의 제안에 대해 거부의사를 나타냈고, 나머지 FGIC도 이를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포천은 채권보증업체들은 버크셔의 제안을 구원의 손길로 느끼기보다 자신들을 먹이나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판단했으며, 이러한 딜을 받아들일 정도로 아직 절박한 상황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특히 채권보증업체들이 파생금융상품을 바탕으로한 채권 보증 부문에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정부채권은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버핏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버크셔는 "이번 제안이 신용평가기업들의 등급 하향 위험에 직면해 있는 채권보증업체들이 고유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크셔의 이번 제안은 60억달러 상당의 불로소득(채권보증업체들이 채권발행 시정부로부터 벌어들인 것이지만 매출로 인식되지 않는 소득, unearned premium)과 30억달러의 수수료를 가져가는 것이다. 버크셔 재보험의 사장인 아짓 제인에 따르면 버크셔는 불로소득 보유액의 150%에 달하는 프리미엄 지급을 요구했으며, 이러한 조건은 너무 지나치다는 불만을 샀다.

특히 제인 사장은 채권보증업체들이 그들의 'AAA'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싸더라도 버크셔의 딜을 감내할만 하다고 밝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는 "MBIA가 다른 방식으로 자금을 모으는 것보다는 우리가 제안한 것이 오히려 싸다"면서 "이는 MBIA의 주주들과 채권을 발행한 지방정부들에게도 좋을 것"이라는 내용을 편지에 썼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노라인 업체의 경영진들과 주주들은 버크셔의 제안이 별 이득이 없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채권보증업체들이 버핏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은 백기를 들고 투항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다른 파생금융상품들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채는 유일하게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최근 뉴욕시의 요청으로 채권보증업에 새로 진출했다. 기존 채권보증업체들이 등급 하향 조정의 위기에 처해있는 만큼 자금력이 풍부한 버크셔가 진입할 경우 충분히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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