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버핏이 '상투'를 만든다?

[뉴욕전망]버핏이 '상투'를 만든다?

유일한 기자
2008.02.13 16:19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미국 경기침체 속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다. 얼마전에는 거느리고 있는 투자회사 버그셔 헤서웨이를 통해 전국적인 채권 보증 업무를 시작하더니 12일(현지시간)에는 지방 정부가 발행한 채권에 대한 재보증을 제안했다.

채권보증전문회사(모노라인)들이 설정한 채권 보증 책임을 인수하겠다는 것이다. 규모만해도 8000억달러에 이른다. 미국 언론들은 버핏이 신용등급 하향의 궁지에 몰린 모노라인 업체들을 구조하기 위해 본격 나섰다고 환호했다.

그러나 모노라인 업체들은 이를 거부했다. 1, 2위 업체인 암박과 MBIA는 버핏의 제안에 대해 거부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FGIC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상황이다.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이 거부한 이유는 버핏의 진심을 알기 때문이다. 모노라인들은 버핏이 고위험 업무인 파생채권 보증은 외면하면서 안정적인 '알짜' 사업에만 군침을 흘리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기존 메이저들의 최악의 위기를 이용하기 위해 약삭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버핏이 시장과 여론에 미치는 영향을 아는 미 정부나 감독 당국은 내심 반기는 표정이다. 여론도 호의적이다. 때문에 모노라인 업체들과 버핏 사이에 절묘한 타협안이 나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신용경색 그리고 미국 경기침체 국면에서 버핏은 한마디로 스타로 추앙받고 있다. 이전부터 버핏은 평생에 걸친 귀신같은 투자로 전세계 투자자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으나 최근들어서는 위기의 미국을 구원할 존재로 승격된 듯한 느낌이다.

버핏의 실력과 부(버크셔는 현금만 300억달러에 이른다.)는 객관적으로 인정해야한다. 과거의 행보가 이를 증명한다.

버핏은 이번 신용경색 와중에도 미국계 대형은행인 US 뱅코프를 비롯, 웰스 파고, 아메리카은행(BOA) 등 피해가 가장 큰 금융주 지분을 늘리는 과감함을 보이며 주목받았다. (BOA는 이달 안으로 다우지수에 편입된다.)

그러나 버핏이 절대선은 아니다. 버핏이 오늘까지 이룬 성공이 미래에도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지난해 10월25일 버핏은 한국의 대구에 위치한 버크셔의 손자회사 대구텍을 방문했다. 이때 버크셔(4%) 뿐 아니라 버핏 개인적으로도포스코(372,000원 ▲1,000 +0.27%)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버핏 효과'가 득세하며 포스코는 이날 65만원까지 급등했다. 포스코는 버핏이 대구에 온다는 사실이 처음 알려진 10월2일 사상최고가(76만5000원)을 세웠다. 현재가는 49만5000원.

글로벌 증시 침체에 따라 버핏의 선호주인 포스코 역시 적지않은 조정을 받았다. 이를두고 버핏이 '꼭지'를 만들었다는 말까지 나왔다. 버핏을 따라 포스코를 샀다면 이만저만한 낭패가 아닌 상황이다.

그렇다고 버핏을 탓할 일은 절대 아니다. 버핏은 10년, 20년 혹은 30년까지를 내다보는 장기투자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버핏이 한국에 다녀간 지 이제 겨우 4개월이 지났다. 버핏은 10년이 지난 어느날, 한국의 투자자들이 "당신 말을 듣고 포스코 주식을 샀다. 10년이 지났는데 손해를 봤다"며 크게 따지는 것을 반가워할 것이다.

13일에도 '10년의 장기투자'를 흔들 만한 변수들이 등장한다. 모기지은행연합회(MBA)의 주간 주택융자 신청지수, 1월 소매판매액, 12월 기업재고 등이 발표된다. 비중이 그렇게 크지 않은 지표들이지만 긍정적인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오히려 불안감만 키울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