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실권주 PEF가 매입 '매입자=매도자', 박기혁씨 등 지배력 커질 듯
이 기사는 02월19일(10:23)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리딩투자증권의 기존 최대주주가 회사를 사모투자펀드(PEF)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지분을 더 늘려 지배력을 강화하고 차익을 얻으려 한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외양상으로만 보면 이 거래는 PEF가 기존주주들의 실권주를 사들여 새로운 최대주주로 등극, 경영권을 획득하는 전형적인 바이아웃(Buy Out)딜의 형태를 띠고 있다.
문제는 이 거래에서 지분을 파는 쪽이나 사들이는 쪽이 동일한 주체라는 데 있다.
우선 매각대상 지분은 5520만주 구주배정 유상증자에서 현 최대주주 박대혁 전 대표(31%)가 의도적으로 실권하는 주식 1711만주다.
여기에 60인 정도의 소액주주 실권주(52%)가 최대 2870만주에 달한다. 사모펀드인 '리딩밸류'가 이들을 모두 사들이면 지분율은 45.27%까지 올라가게 되는 구조다.

매입주체인 사모펀드 역시 아주그룹 등이 자금을 댔지만 실제 운용주체는 박대혁 전 대표다. 박 씨 본인도 이 펀드에 1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회사 측은 투자금을 모아 회사 덩치를 키우는 게 주된 목적이라는 입장이다. 리딩투자증권 관계자는 "사모펀드를 통한 증자가 가장 효율적이라고 봤기 때문에 이 같은 자금조달 방안을 선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굳이 복잡하게 사모펀드를 '징검다리'로 삼지 않고 제3자배정 등을 추진할 수 있음에도 불구, 이 같은 방식이 동원된 점이 의문이다. 업계는 이런 방안은 박 씨의 지분율이나 회사 지배력을 약화시킬 것이기 때문에 회피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박 전 대표가 지배하는 사모펀드를 통해 자금을 모으게 되면 박 씨의 우호 지분율은 사모펀드 45.27%에 본인 지분율 14%를 더해 최대 60%이상까지 올라가게 된다. 사모펀드를 이용해 지배력을 키우는 셈이다.
아울러 이 같은 지분구도가 형성되면 향후 회사 측이 계획하고 있는 2010년 이후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박 전 대표 등이 거둘 차익도 커진다. 지분율 뿐만 아니라 실제 보유하게 될 주식수도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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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밸류펀드는 이처럼 의도된 유상증자 후 실권하는 방안을 처음부터 미리 계획하고 주요 투자자(LP)들에게 이를 소개하며 투자금을 유치받고 있다. '주당 1250원 내외의 주주배정-이후 유상증자 실권주 인수-50%이상 지분확보-2010년 IPO를 통한 투자금 회수' 계획이 모두 초기단계부터 LP들에게 공개됐다.
아주그룹을 포함한 LP들 역시 모두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약속된 연간 내부수익률(IRR)은 배당율과 IPO차익을 모두 포함할 때 연 25%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아주그룹이 사모펀드로부터 나중에 리딩투자증권 주식을 사들여 증권업 진출여부가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리딩밸류 측은 이 같은 투자계획을 미리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리딩밸류는 영풍저축은행 인수의 경우 아주그룹에 주식 우선매수청구권을 제공, 2009년 주식 블록딜을 통해 주식을 넘길 계획을 짰다. 그러나 동시에 투자자들에게 소개된 리딩투자증권 투자계획에는 이 같은 방안이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
PEF업계는 리딩밸류의 이 같은 투자계획에 대해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사모펀드가 기업 경영권을 인수해 회사가치를 높이는 본연의 목적에서 벗어나 특정주주의 이익을 극대화 시키기 위한 도구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
실제로 지난 2004년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을 통해 사모펀드 제도를 처음 도입할 때 재정경제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주무부처들은 'LP로 참여하는 대기업이나 특정주주가 자사 계열사에 투자해 지배력을 높이는 도구로 쓰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관련제도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PEF제도 도입 4년차를 맞으면서 이 같은 일이 일부 기업등을 통해 가시화되고 있다. 감독당국으로서도 이 같은 투자에 대해 지도나 권고 이상의 개선을 요구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향후 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