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실적실망+유가급등..냉각

[뉴욕마감]실적실망+유가급등..냉각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4.22 06:06

BoA·내셔널, 금융주 하락 주도..TI·애플 선전, 나스닥은 상승

고유가와 금융주 약세로 다우와 S&P지수가 5일만에 하락세로 마감했다. 그러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21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24.34포인트(0.19%) 하락한 1만2825.02로 마감했다. S&P500지수도 2.16포인트(0.16%) 내린 1388.18로 장을 마쳤다.

그러나 나스닥지수는 5.07포인트(0.21%)오른 2408.04로 장을 마쳐 상승세를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미국 2위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실적을 내놓고, 지방은행인 내셔널시티가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지분을 헐값에 매각했다는 소식이 겹치면서 금융주를 중심으로 '실적 실망'이 확산됐다.

와코비아의 니콜라스 모슬리 애널리스트는 "BoA의 실적은 기업들이 국제 신용겨액의 충격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말했다.

달러화약세로 유가가 종가기준 배럴당 117달러를 돌파하며 또다시 사상 최고가 기록을 이어간 것도 부담이 됐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장마감후 실적을 발표하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에 대한 기대 등이 반영되며 강보합을 유지했다.

◇BoA '실적실망'+ 내셔널 '신용경색'

BoA와 내셔널 뱅크가 금융주는 물론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지난주 구글 IBM 씨티 메릴린치 등 실물 및 금융부문의 양호한 실적발표가 이어지면서 고조됐던 '어닝서프라이즈'기대는 BoA에서 무너졌다.

미국 2위 은행 BoA는 이날 1분기 순익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77% 감소한 12억1000만달러(주당 23센트)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의 52억6000만달러(주당 1.16달러)는 물론 애널리스트 예상치 주당 41센트에도 크게 못 미쳤다.

BoA는 실적 악화의 이유로 실업 증가와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신용카드, 가계 대출 연체 증가를 제시했다. 소비자금융부문은 지난해 기준 BoA 전체 영업이익의 70%를 담당했다.

BoA 주가는 이날 2.5% 하락했다.

미국 10위 은행이자 오하이오주 최대 지방은행인 내셔널시티는 유동성 조달을 위해 지분 헐값 매각을 발표, 주가가 27.6% 급락하며 불안감을 확산시켰다.

사모펀드 코세어캐피털가 이끄는 일단의 투자자들은 내셔널시티에 7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내셔널시티는 투자 댓가로 주당 5달러의 가격에 내셔널시티 지분을 넘기기로 결정했다. 주당 5달러는 지난 주말 내셔널시티 종가보다 40%나 낮은 가격이다.

내셔널시티는 주주 배당금을 기존의 21센트에서 1센트로 삭감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두번째 배당금 삭감이다. 내셔널시티는 또 1분기 1억7100만달러(주당 27센트)의 순손실을 전했다.

오펜하이머의 애널리스트 메리디스 휘트니가 씨티그룹과 웰스파고의 실적전망을 하향하면서 두 회사 주가는 각각 0.3%, 3.72% 하락했다.

JP모간이 1.16% 하락하는 등 BoA와 내셔널시티의 악재가 금융주 전반으로 확산됐다.

◇기술주 선전..TI실적 기대

정보기술(IT) 업종지수가 0.6% 상승하는 등 기술관련주는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이로인해 나스닥지수는 장초반 하락세를 딛고 뒷심을 발휘했다.

장마감후 실적을 내놓는 세계 최대 휴대폰 칩 메이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의 실적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했다. TI는 장마감후 1분기 순이익이 6억6200만달러를 기록, 전년동기 대비 28% 증가했다고 밝혔다. 주당 순이익은 49센트로 전년동기 대비 14센트 증가했으며 매출은 32억7000만달러로 전년동기 31억9000만달러에 비해 8000만달러 증가했다. 순이익은 팩트셋 리서치가 집계한 월가 순익전망치인 주당 43센트를 상회했지만 매출액 전망치 32억9000만달러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다.

TI주가는 이날 실적기대감으로 3.3% 상승마감했으나 장마감후 실적발표가 이어지자 시간외 거래에서 1.34% 하락했다.

수요일인 23일로 실적발표가 예정된 애플 역시 4.4% 상승하며 기술주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지난주 '어닝서프라이즈'로 증시에 활기를 불어넣었던 구글은 0.3% 조정받았다.

증시 투자심리가 냉각되면서 이날 실적을 발표한 여타 기업들의 주가도 맥을 못췄다.

세계 최대 제약사 머크는 1분기 주당 순이익이 89센트로 월가 예상치 86센트를 웃돌았지만 주가는 0.3% 떨어지는 약세권에 머물렀다.

역시 제약기업인 일라이릴리는 순이익이 주당 97센트로 전년동기 대비 2배 증가했지만 주가는 4.8% 뒷걸음질쳤다.

◇ 유가 또 사상 최고..달러는 약세반전

달러화 약세와 공급 차질 우려로 국제유가가 또다시 마감가 및 장중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5월물은 전날에 비해 79센트(0.7%) 상승한 배럴당 117.48달러로 마감, 종가기준 최고기록을 세웠다.

WTI는 이날 장중한때 117.76달러까지 올라 1983년 석유선물거래가 시작된 이래 장중 최고가 기록도 갈아치웠다.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에서 계속되고 있는 무장단체들의 송유관 습격과 예멘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일본 유조선 피격 사건이 석유 수급 불안을 확산시켰다. AP통신에 따르면 반군 무장단체인 MEND는 이날 남부 나이지리아 유정의 파이프라인 두개를 추가로 폭파했다고 밝혔다.

앞서 차킵 켈릴 석유수출국기구(OPEC) 의장이 산유량을 더 이상 늘릴 필요가 없다며 생산량 동결 의지를 피력한 것도 공급 불안을 부추겼다.켈릴 의장은 하루 전인 20일 쿠웨이트 상공회의소 방문 도중 "원유 생산 증가는 유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로선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적절히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총재의 금리동결 시사발언과 미국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로 달러화는 반등세를 접고 약세로 돌아섰다.

21일(현지시간) 오후 4시17분 현재 뉴욕증시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1.5923달러로 전날의 1.5808달러 대비 1.15센트(0.72%) 급등(달러가치 하락)했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총재는 이날 발표된 지난해 ECB연간보고서 서론에서 "ECB는 금융경색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동시에 인플레이션 압력증가에 대비하고 있다"며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를 표명, 금리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ECB는 지난해 6월 이후 기준금리를 4%로 동결해오고 있다.

엔/달러 환율도 103.18엔으로 전날의 103.69엔에 비해 하락(엔화가치 상승)하는 등 달러가치가 주요국 통화대비 약세를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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