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원료비 연동제' 도입하자

[기고]'원료비 연동제' 도입하자

남궁 윤 한국가스공사 책임연구원
2008.07.23 12:38

국제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를 넘나들면서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국제 시장에서 천연가스 수요가 증가하고 공급은 상대적으로 둔화되면서 이같은 수급 불균형에 따른 요인들도 LNG 수입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도시가스 요금은 LNG 수입비용과 각종 세금, 도소매 공급에 들어가는 각종 비용으로 이뤄진다. 여기서 원료비의 비중은 서울시 소매요금 평균 기준으로 볼 때 82%로, 도시가스 요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원료비는 국제유가 및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지난 1월 대비 50%가 올랐다. 그럼에도 정부는 물가 안정 등의 이유로 1월 이후 현재까지 요금을 동결해왔다. 동해가스전에서 소량의 천연가스가 생산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천연가스는 전량 해외에서 수입된다.

원료비가 상승하는 데 맞춰 요금을 조정하지 않고 인위적으로 요금을 묶어두는 정책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먼저 산업용 천연가스와 석유나 석탄 등 다른 에너지들은 가격 변동에 따라 활발하게 상호 대체된다. 천연가스 가격에 원료비가 제때에 반영되지 못할 경우 산업체들은 천연가스를 사용하기 위해 고가의 연료전환 설비를 설치했다가 다른 에너지가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될 경우 오히려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또 지난해 1월 대비 두바이유는 100%, 중유(BC유)는 47% 가격이 상승했으나 산업용 도시가스요금은 1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산업용 도시가스 수요가 일시적으로 급격히 증가해 동절기 가스 수급문제 발생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한국가스공사는 올해 상반기 원료비 손실금액이 수천 억원에 이른다. 이중 일부를 예산을 절감해 메운다고 치더라도 상장기업으로서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초과한 것이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시가스의 효율적 사용을 유도할 수 있는 가격 정책이 절실히 요구된다. 최근 해외 에너지 시장 및 가격 변화 등을 고려할 때 전력, 가스와 같은 공공요금이라 하더라도 요금 산정은 가격 시그널(price signal) 효과를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소비자의 피부에 와 닿게 요금을 유연하게 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물가안정 등을 이유로 용도별 에너지 요금체계에 실질가격을 반영시키지 못할 경우 에너지의 비효율적 사용을 조장할 뿐 아니라 에너지 수급에도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

올해 상반기뿐 아니라 하반기에도 유가 급등으로 가스 산업의 원료비 인상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유가 및 환율의 변동 상황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바로 원료비 연동제이다. 따라서 가급적 인위적으로 원료비 연동제를 유보하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원료비 연동제를 적용해 단계적으로 요금을 조정하는 것은 장기간 동결했다가 한꺼번에 인상하는 것보다 물가에 미치는 충격도 훨씬 적다. 지금과 같이 국제유가 상승 추세와 어긋나게 가격 인상을 억제하는 것은 가스공사의 경영수지 악화에 따른 자금조달을 어렵게 할 뿐 아니라 요금 인상 억제로 발생한 추가비용이 소비자들에게 그대로 전가될 수 있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해외 천연가스 시장 상황을 반영한 적정 가스가격 수준을 적용하는 것이 천연가스의 효율적 사용과 에너지 절약 실천을 유도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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