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우리가 美 증시를 울리고 웃겼다

[기자수첩]우리가 美 증시를 울리고 웃겼다

안정준 기자
2008.08.26 17:14

미국 발 변수에 한국 증시는 울고 웃는다. 코스피지수가 조금 크게 오르거나 떨어질라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말이 '미국발 악재/호재'다. 매일 아침 국내 투자자들은 간밤 미국 증시를 꼼꼼히 체크한다. `커플링`은 연인끼리만 나누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한국 발 변수에 미 증시가 요즘 요동치고 있다. 세상 모를 일이다.

실제로 미 뉴욕 증시를 들썩이는 두 플레이어의 한 축은 산업은행(KDB)을 필두로한 한국이고, 다른 한 축은 세계 투자은행(IB) 규모 4위인 리먼브러더스이다. 그 것도 우리가 매수자 입장이고 신용경색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제 2의 베어스턴스`로 불리는 리먼이 매도자 입장이니 참 격세지감이다.

미 증시의 `일희 일비(日喜日悲)`는 지난 21일부터 시작됐다. 리먼이 산업은행, 중국 씨틱증권과 지분 50% 매각을 위한 협상을 벌였으나 결국 결렬됐다고 파이낸셜 타임스 등이 보도하면서 이 소식은 곧 증시에 충격파를 던졌다. 리먼 매각 불발 소식에 금융위기감이 증폭되며 금융주들이 동반 하락했다.

22일엔 웃었다. 산업은행이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로이터 보도가 전해지며 리먼 주가가 장중 16%나 급등한데 힘입어 다우지수는 200포인트 가깝게 뛰었다. 그러나 다음 거래일인 25일에는 산업은행의 리먼 인수에 문제가 있다는 금융위 발언이 전해지며 이날 200여포인트 빠진 다우 지수의 낙폭을 키우는데 일조했다.

IB브랜드 가치가 높은 리먼의 인수 여부와 득실을 생각치 않는다면 늘 미국 발 변수에 전전긍긍해야 했던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일견 통쾌한 소식일 듯도 싶다. 미 증시가 한국 발 변수에 휘둘릴 만큼 우리 경제의 수준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됐다는 신호로 읽힐수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만큼 살얼음같은 미국의 금융시장 분위기를 역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조바심은 가시지 않는다. 지뢰밭 미국 시장의 역풍이 언제 커플링될 지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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