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제 여행도 디자인이다

[기고]이제 여행도 디자인이다

전익균 새빛에듀넷 대표
2008.09.01 12:21

'생각대로 하면 되고 식' 여행방법이 최신 트렌드다. 여행에도 자기 기획의 바람이 불고 있는 셈이다. '여행 혈액형'이라는 신조어가 사용될 정도로 코드가 다양해지고 있다.

안내 책자에 실리는 '18번 코스'가 아니라 자기만의 감성이 이끄는 대로 움직이고 싶어한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여행서적 역시 '여행 기획가'들이 호응을 얻고 있다. 여행 기획가들은 정보 검색만으로는 알 수 없는 그 나라만의 문화적 감수성을 짚어내는 안테나 역할을 하면서 자기 경험을 드러낸다.

여행은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일종의 문화코드가 됐다. 여행 자체가 기획 대상이 된 것. 물밀듯이 쏟아지는 여행서적에서 이 같은 흐름을 쉽게 감지할 수 있다. 고전적인 여행정보 가이드부터 자전거, 렌터카, 기차, 도보여행 등 다양한 이동수단이 갖는 매력을 전달하거나 클래식 여행, 명상순례, 유적지 답사 등 테마 여행이 대표적인 예다.

길에서 길을 묻는 이들도 있다. 자아를 찾아 고된 길을 떠나거나 그 나라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그들의 삶과 호흡하는 법을 일러주기도 한다. 여행은 속도를 내는 것만이 최고가 아니라며 마음이 가는대로 발길을 청하기도 한다. '자아 발견'의 여행에서 '지속가능한' 관광을 외치기도 한다. 세상을 대하는 자기만의 스타일을 여행으로 보여준다.

최근 관광 동향을 살펴보면, 특별 관심여행(SIT)이나 가족, 친지, 지인 방문 여행(VFR), 개인 자유여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에서도 'do-it-yourself'가 일상화되어가는 추세다. 이는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으로 여행계획과 예약이 원활해지면서 가능해졌다. 유럽지역에서는 이러한 변화속도에 맞춰 단거리 여행과 저렴한 경비를 선호하는 여행객들의 수요에 맞춰 저가항공사들이 급성장하고 있다.

여행 경험이 많을수록 여행사보다는 인터넷과 저가 항공사를 이용해 자유여행을 즐기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외국 여행객들이 여행을 하는데 선택범위가 넓을 수 있는 건 신뢰할 수 있는 여행 시스템이 구축되어졌기 때문.

이제 여행도 디자인하는 시대다. 이전 '대량 관광'에 대한 반작용과 다변화된 감성, 소비규모의 다양화가 새로운 형태의 관광을 요구한다. 가이드나 안내 해설집에 의존해 수동적으로 관광하는 행태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그 나라 내부로 들어가 부딪혀 새로운 경험을 얻고 싶은 욕구들이 커지고 있다.

기존 배낭여행 방식이 주어진 기간 내에 최대한 많은 도시를 방문하는 것이라면 최근에는 방문 도시의 수를 줄이고 한 도시에 좀 더 오래 머무는 방식을 선호한다. 호텔팩 문학기행이나 시네마 기행, 건축 기행 등 테마 상품에 대한 문의와 실예약이 늘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드라마나 영화의 영향과 개성을 중시하는 트렌드로 남들이 덜 찾는 비인기 지역이 뜨고 있다. 배낭여행을 나가는 횟수 또한 늘어나 여행지를 고르는 기준도 다양해졌고, 소비의 양극화 현상도 갈수록 뚜렷해져간다.

연차나 안식휴가를 사용해 10~15일 단기 일정으로 여행을 떠나는 직장인들이나 가족 배낭여행객들도 생기고 있을 정도로 소비시장은 다양해지고 있다.

영국 스페인 일본 등 관광선진국에서는 이미 세분화 되는 수요자층의 욕구를 시스템화 시키는 노력들을 정책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합리적인 관광진흥정책과 그에 따른 전략 수립에 맞춰 시장영역에서도 탄력적으로 움직인다. 더욱 치밀하고 효율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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