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멜라민파동..상혼에 짓눌린 어린이들

[기고]멜라민파동..상혼에 짓눌린 어린이들

이상호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신장내과 교수
2008.09.22 16:13

멜라민(Melamine)은 공업용 화학물질로 암모니아와 탄산가스로 합성된 요소비료를 가열해 생산된 물질이다. 플라스틱, 염료, 접착제의 원료로 이용된다. 전자렌지용 플라스틱 용기가 대표적이다. 멜라민을 원료로 한 식기나 주방용품들은 347도가 되어야 녹는 만큼 이론적으로는 인체에 무해하다. 하지만 뜨거운 프라이팬의 기름이나 열기에 서서히 녹아내려 음식물에 혼합될 수도 있는 만큼 무조건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2007년 미국과 캐나다에서 습식사료를 먹고 탈이 난 개와 고양이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대부분 신장에 문제가 있었다. 이때 죽은 개와 고양이들을 해부해보니 신장에 결정화된 물질들이 생겨 분비기능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일정 수준이상의 멜라민(melamine)이나 유사체인 시아누릭산(cyanuric acid)을 섭취할 경우 신장을 통해 결정 형태로 배설되는 것이다. 이 사건 후 멜라민에 의해 유발 가능한 신장계통의 질환으로 요로결석과 급성신부전이 알려지고 있다.

요로결석은 소변을 통해 배설되는 멜라민 결정이 신장의 요농축 과정을 통해 농축, 소변 내의 옥살산칼슘(calcium oxalate) 및 요산과 결합하며 일어난다. 급성신부전은 멜라민 함유 사료를 섭취한 고양이와 개에게서 주로 보고되는 형태로 멜라민 결정이 신장의 원위세관과 집합관에 침착돼 세관의 손상을 유발하는 것이다. 사람의 경우에도 다량의 멜라민을 섭취 했을 때 발생할 수 있다.

이 사건 이전에도 미국과 캐나다에서 멜라닌 독성에 의한 급성신부전으로 애완동물이 집단 폐사하는 일이 2004년과 2007년에 걸쳐 두 차례 발생했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현재까지 총 5000여마리 이상의 개와 고양이가 멜라닌 신독성에 의해 희생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발병 건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멜라민은 원래 합성수지도료나 방염제, 비료 등의 원료로 이용되는 고질소화합물이다. 통상적으로 음식물 내에서는 거의 검출되지 않으며 비록 소량 검출된다 하더라도 독성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동물 사료 및 유제품의 품질 검사 과정에서 중국의 일부기관이 고가의 단백질 농도 측정법 대신 경제적 이유로 단백질의 주 구성성분인 질소 함량을 측정해 문제를 키운 것이다. 일부 비도덕적인 동물 사료업체나 우유 가공업체에서 이를 악용해 고질소화합물인 멜라민을 첨가, 질소 함량을 높이는 방법으로 품질 검사를 통과해왔던 것이 문제를 겉잡을 수 없게 만들었다.

따라서 이번 사태는 도덕성을 상실한 몇몇 유제품 업자들의 문제로 치부하기보다는 경제논리에 얽매인 정부시책이 얼마나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지에 집중해 풀어나가야 한다.

중국 한 관리의 표현대로 "도저히 발생하지 않았어야 할 일"이 불행하게도 발생했다. 정부는 국내에 유입된 중국산 유제품에 대한 철저한 검사와 관리를 통해 우리 국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를 국민 먹거리를 보다 철저하게 관리라는 기틀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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