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수출! 당황해선 안 된다.

[기고]수출! 당황해선 안 된다.

조환익 KOTRA 사장
2008.09.29 09:00

미국발 금융위기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전문가들이 등장하는 긴급진단 프로그램이 언론을 채우고 있다. 금융 쪽에 붙은 불이 실물로 옮겨와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게다가 널뛰는 환율까지 겹치고 보면 우리 중소 수출업체들이 차분히 대응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무역진흥기관을 맡은 입장에서 희망 섞인 메시지를 던지고 싶지만 이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며칠 전 세계 25개국에 진출한 우리기업들에게 미국 금융위기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물어보았다. 이번 금융위기의 여파로 내년부터 세계 주요 시장의 수입수요가 감소하고 그 결과 우리의 수출 역시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수출의 많은 부분이 상품이 팔리는 현지 시장 상황에 달렸으니 이들 해외진출기업들의 지적을 마냥 무시할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좀 더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이보다 더한 위기도 극복했던 우리 수출업계다. 중국 저가제품의 홍수 속에 수출시장을 잃을 것이란 우려가 높았지만 새로운 기술과 디자인, 그리고 보다 정교한 마케팅 기법을 활용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해 왔다.

그래서 지금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당황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기의 본질을 이해하고 대비한다면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출의 가장 큰 장점은 시장이 넓다는 점이다. 한 쪽 시장이 막히면 다른 시장을 뚫으면 된다. 물론 미국 경기침체가 전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 동안 등한시해왔던 시장에 눈 돌려본다면 잃는 만큼의 시장을 다시 확보할 수 있다.

미국에 이어 유럽, 인도와의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이 진행 중이다. 협상이 타결될 경우 거대 수출 시장이 성큼 다가올 것이다. 협상 타결 후 내가 가진 상품이 이들 시장에서 어떤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지를 미리 예측하고 준비한다면 분명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최근 원유와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돈을 벌고 있는 나라들이 있다. 바로 중동아프리카, CIS, 아시아대양주 국가들로 이들은 돈 쓸 곳을 찾고 있다. 이들 국가가 새롭게 추진하는 자원개발과 건설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것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세계 시장의 변화 흐름을 읽어내는 능력이다.

기후변화 협약과 고유가로 글로벌 기업의 아웃소싱 전략이 환경 친화적이고 연료 절감형 부품 구매로 급격히 바뀌고 있다. 한 예로 최근 경영여건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GM은 전기차인 시보레 볼트 개발에 사운을 걸고 있으며 젊은 세대의 관심에 부합하는 내외장재와 통신 장비의 구매를 크게 확대 하고 있다. 또한 EU는 국별로 재생에너지 사용비중에 대한 목표를 정해놓고 있는데, 관련 기자재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LED 조명기구와 같은 에너지 고효율제품이나 태양광발전소용 태양전지는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하니 해당 분야 우리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기업의 아웃소싱 수요를 이용하여 신규 수출을 창출하는 것도 다국적 기업들의 구매패턴 변화를 포착함으로써 가능해진 방법이다. 이처럼 세계 시장의 변화를 읽어내는 능력이 바로 돈이 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네트워킹의 중요성이다. 중소기업 혼자서는 세계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파악하여 효과적으로 대처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코트라와 같은 수출 인프라를 십분 활용함으로써 훨씬 수월하게 앞으로의 어려움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예견된 위기는 위기가 아니라고 했다. 다만 현재의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여 철저히 대비할 때 해당하는 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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