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평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운 행복

8평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운 행복

김갑용 기자
2008.10.15 17:37

나는 가끔 이런 상상을 해 본다. 창업을 하려고 하는 분들에게 성공 할 수 밖에 없는 아이템을 추천해 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전문가라고 하면서 그런 능력도 없으면 안 되는데, 도저히 불가능한 상상을 해 본다. 하지만 나는 그런 능력을 가지고 싶다. 그래서 실패 하지 않도록 해 주고 싶다.

수일 전에 후배가 하고 있는 사업장을 방문해서 몇 가지 조언을 해 주었다. 저녁을 먹으로 가자면서 후배가 안내한 곳은 경기도 안양시 비산동에 있는 아주 작은 초밥 집이었다. 솔직히 이런 곳을 처음 방문을 하면서 누구나 느끼는 불안감 맛이 있을까? 그러나 믿는 후배가 자주 가는 곳이라 그 불안감은 오래 가지 않았다.

작은 가게 안은 스탠드 의자 6개 와 4인 테이블 2조가 전부였다. 실내는 인테리어라기 보다는 그저 단정한 아주 평범한 가게였다. 주인이 직접 초밥을 만들어 주고 우린 열심히 먹었다. 맛을 생각보다 좋았다. 활어 초밥을 양껏 먹고 우동 하나 나눠먹으니 포만감이 나를 행복하게 했다. 가격은 29,000원.

갑자기 분당에 있는 화려하고 큰 회전 초밥 전문점에서 먹은 초밥과 가격이 떠오르면서 기분이 나빴다. 가격 대비 만족도는 이곳 8평 ‘다감(多感)’이 훨씬 높았다. 초밥 먹은 애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이집 주인은 이곳에서 5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

직접 준비하고 직접 요리하고 종업원 한 분과 큰 걱정 없이 행복한 초밥을 만들고 있다. 이런 맘으로 만드는 초밥은 맛이 좋을 수 밖에 없다. 음식은 만드는 사람의 맘과 생각이 그대로 음식에 녹아든다. 아름다운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만드는 음식은 아름답기 마련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장사가 잘 되지 않는 집의 음식이 맛이 없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불안한 맘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아무튼 주인장에게 물어 봤다. 돈 버시면 큰 초밥 가게 내고 싶지 않으세요? 대답은 “아니요! 할 수 있다면 이만한 가게 하나만 더 하고 싶어요” 였다. 나는 그런 주인장의 생각이 아주 맘에 들었다. 간판도 작아서 지나가면서 들어가기는 어렵고 한번 방문한 고객이 재방문을 통해 단골이 되는 식으로 이 불경기에도 문제가 없단다.

8평 가게에서 하고 싶은 요리하면서 한 달에 5-6백 번다면 이보다 더 아름다운 행복이 어디 있을까? 성공창업은 이런 것이다. 조리 기술을 배워야 하고 그리고 숙련 시켜야 하고 준비해서 작은 가게를 열어 안정적인 매출을 위한 고객 확보하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도 생각해야 한다.

쉽게 뚝딱 만들어 질 수 있다고 믿고 서둘러 창업하는 지금의 창업 관행에서 교훈으로 삼아야 하는 가장 바람직한 소자본 창업의 전형인 것 같은 생각에 소개해 본다. 창업은 이런 것이다.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돈도 버는 생활의 연속이지, 투자한 만큼 이윤을 뽑아내는 게임이 아니다.

안양에 있는 8평 ‘다감(多感)’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운 행복을 다시 생각한다.

< 김 갑 용>

계명대학교 신문방송학과/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사회교육전공수료/연세대 프랜차이즈 CEO과정 1기 수료/태창가족 이사 역임/이타창업연구소(www.itabiz.net) 소장/ 한국소자본 창업컨설팅 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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