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note]'위험자산' 분류.. 올 투자실적 한 건도 없어
이 기사는 11월28일(08:00)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겨울의 초입에 들어가는 요즘 벤처캐피탈 업계는 혹독한 추위와 싸우는 '한겨울'을 겪고 있다.
코스닥 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가면서 투자금 회수(Exit)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투자자금 마련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투자금 회수 곤란 → 펀딩 실패 → 투자위축 → 펀딩 실패'의 악순환이 시작된 셈이다.
한 창투사 대표는 "이맘때면 내년도 투자계획과 회수계획을 짜느라 분주해야 하는데, 사업계획을 세우기는 커녕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 할 지경"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벤처캐피탈 업계의 자금조달 애로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휩쓸기 시작한 올 3분기 들어 더욱 어려워졌다. 상반기까지 지난해보다 20% 줄었던 투자조합 납입금액은 3분기 들어서는 31%나 줄었다.
벤처투자조합 투자금의 60%를 책임지던 정부·기관·연금(공제회 포함)이 자금시장 경색으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벤처 투자를 기피한 탓이다. 올 들어 이들 3인방의 투자금이 벤처투자조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보다 16.4%나 줄었다.
특히 연금의 경우 지난해보다 비중이 6.5% 줄어 3인방 중 가장 높은 감소폭을 기록했다. 가장 큰 손인 국민연금이 올 들어 벤처투자를 전혀 하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벤처캐피탈 업계에서는 벤처투자액을 '위험자산'으로 분류해 투자를 기피하는 것에 대해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개별 벤처기업 투자의 경우는 위험성이 크지만, 벤처조합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벤처조합이 통상 5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운용되며, 투자 집행시 전문 심사역들의 세밀한 심사와 검증을 거치기 때문에 연금들이 행하는 '주식 직접투자' 보다 안전하다는 논리다.
한 창투사 대표는 "지금까지 모태펀드 등 정부기금이나 연금들이 벤처투자조합에 투자해 손실을 본 경우가 한 번도 없다는 게 그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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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조 가까운 돈을 굴리는 국민연금은 올 9월까지 40조원의 금액을 주식에 투자했다. 이 중 직접 주식에 투자한 금액은 15조원이고, 수익률은 -20.29%다. 3조원 가까운 금액을 날린 셈이다.
벤처투자조합 출자를 '위험자산'으로 분류해 한 푼도 출자하지 않은 일이 머쓱할 정도의 실적이다.
국민연금이 지난해까지 벤처조합에 투자해 현재까지 운용중인 금액은 3394억원이다. 직접 주식에 투자한 금액의 2.25%, 전체 운용자산의 0.15%에 불과한 금액이다.
벤처캐피탈 업계의 불평이 이해될 만큼 '쥐꼬리' 수준이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올해 날린 3조원중 10%만 벤처투자조합에 출자했다면 20개 정도의 조합결성이 가능하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국민연금이 운용하는 돈은 국민들의 노후를 책임질 소중한 돈이다. 그만큼 함부로 굴릴 수 없는 돈이다. 투자수익과 안전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벤처투자는 우리나라의 차세대 먹거리인 정보통신(IT) 산업의 발전을 위해 씨앗을 뿌리는 일이다. '미래'를 위한 투자인 셈이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어느 정도 감수할 만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