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린 돈과 인플레 기대감의 상승작용은 단기 투기기회
미국 자동차 빅3 구제금융안이 미 의회 하원을 통과했다. 공화당이 절대 반대 입장에 섰지만 과반수를 19표 넘기며 하원에서 승인됐다.
그러나 상원 표결이 남아있다. 또 며칠을 확실성 없이 지켜봐야 한다.
구제금융 자금은 당초 알려진 것보다 10억달러 줄어든 140억달러로 합의됐다. 반대표를 누르기 위해 액수를 조금이라도 낮췄을 가능성이 있다.
이제 빅3 구제안 의회 통과에만 의미를 부여할 뿐이다. 140억달러로 빅3가 회생할 것으로 보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기 때문이다. 이번 자금 지원은 단지 연말을 무사하게 넘기자는 것일 뿐 향후 미래를 담보하는 게 아니다.
GM의 자회사이면서 자동차 할부금융 업체인 GMAC의 금융지주사 전환이 불허됨에 따라 빅3에 대한 우려는 전혀 수그러들지 못하게 됐다.
소비자가 원하는 질 좋고 값싼 자동차를 만들지도 못하고 금융지원도 약하다면 무엇으로 무너져가는 회사가 회생할 수 있을 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일단 글로벌 증시는 빅3 구제안의 미의회 통과를 호재로 삼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 당선 이후 주가가 하락했던 상황에 비추어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증시 격언이 재차 통용될 여지를 배제하지 못한다.
분명 오바마 당선인이 집권한 뒤 추가 자금 지원안이 상정될 것이며, 글로벌 경제가 살아나면서 미국차에 대한 수요가 생기기 전에는 두고두고 골칫거리로 남을 게 확실하다.
하지만 시장은 이같은 남의 불행을 톡톡히 이용하면서 또 다른 투기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미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까지 가는 것과 같은 버블이 이를 입증한다.
안전자산 선호나 연말 윈도드레싱 등으로 미국채에 자금이 몰리는 상황을 이용해 일부 발빠른 투자자들은 국채선물 숏베팅에 나서고 있다. 무한대로 풀리는 돈을 감안하면 인플레가 생각보다도 빠르게 진행될 지 모른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추락일변도 양상을 보였던 상품가격도 슬슬 고개를 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구 온난화 등 환경문제마저 결부되면서 곡물 부족 현상은 시점만의 문제일 뿐 피할 수 없는 문제라는 예측이 확대되고 있다.
침체국면을 벗어나더라도 총수요가 감소한 상태에서는 미약한 성장에 그칠 것이기 때문에 인플레에 대한 대응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디플레를 걱정해야할 현재는 오히려 인플레를 반겨야만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아마도 인플레를 확신하는 베팅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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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정에서는 채권매도, 상품 매수가 최적의 투기 대안이 된다.
물론 인플레 초기 상황에서는 증시도 투기 대상으로 떠오른다. 인플레 현상은 디플레 우려를 잠재울 수 있고 글로벌 경기회복의 신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켓워치의 폴 패럴 칼럼니스트는 오바마의 신 뉴딜정책'도 '신 버블'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했다. 선거 이전에 시장을 빠져나갔던 투기성 자금들이 인프라, 대체에너지, 소매금융 등 오바마 정책 수혜로 지목된 분야로 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 부동산 통계 조사시관인 리얼티트랙은 내년 미국 주택 압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주택 압류가 급증하면서 주정부와 대출기관들이 주택 압류 처분을 최대한 연기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과 대출 약관을 개정함에 따라 최근 압류건수가 감소됐지만 주택시장이나 신용시장 회복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중국의 11월 수출증가율이 지난 2001년 이후 처음 전년동기 대비 감소했다. 한국의 수출도 원화 저평가 수혜를 받지 못하고 18.3%나 감소했다.
펀더멘털적으로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하지만 엄청나게 풀린 돈과 다소 빨라 보이는 인플레 기대감이 상승작용을 하면 단기적으로는 상당한 이익을 낼 베팅 기회가 생긴다.
다만 연말 윈도우드레싱이 마무리된 뒤에도 이러한 생각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