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켓 인사이트]"BW도 사채권자와 주주이해 동반 상승"

지난 연말의 극심한 유동성위험 이후 각 기업들이 앞 다투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A등급 회사의 경우 2~3,000억원 단위로 회사채를 발행하여 유동성을 쌓아가고 있다. IMF 이후 10년간 상당한 이익을 냈고, 그 이익으로 채무상환, 자사주 매입 등에 치중하던 모습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기업은 자기자본과 타인자본의 두 가지 방법으로 필요자금을 조달한다. 자기자본은 자본금, 타인자본은 은행대출과 사채발행이 대표적인데, 주가가 크게 하락한 현 상황에서는 타인자본을 조달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회사의 가치는 채권자가치와 주주가치로 구성되어 있다. 채권자는 원금과 이자에 대하여 우선권이 있는 반면 주주는 회사전체 재산에서 채권자 몫을 뺀 나머지 모두에 대한 소유권이 있다. 회사가 잘되면 채권자와 주주 모두에게 좋지만, 상황이 어려워질 때에는 주주와 채권자의 이해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유동성위험이 많이 높아진 지금은 유상증자가 회사채 발행보다 유리한 재무 전략이다. 유상증자는 재무구조를 개선시키므로 회사 전체의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주주들은 물량이 늘어남에 따른 수급을 우려할 수 있으나, 이론적으로는 유상증자 때문에 주주들의 이익이 침해되지는 않는다.
정부차원의 은행권에 대한 자본확충이 추진되고 있다. 이는 은행의 대출여력을 증가시키기 위한 수단이면서 은행채 투자자에게는 든든한 후순위 자본이 증가하는 반가운 일이다.
우리 기업들은 IMF 이후 지금까지 자사주매입, 유상감자, 고배당 등을 통하여 주주들에게 유리한 재무정책을 실시했다. 유동성위험이 불거진 지금은 유상증자 등을 통하여 자본구조를 건전하게 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코오롱 등의 BW발행은 채권자의 신뢰회복에 많은 도움이 된다. 주가가 상승하여 신주인수권이 모두 행사되면 자본구조가 좋아져 신용등급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존 주주에게는 희석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BW발행으로 회사전체 가치가 상승한다고 하면, 채권자의 가치는 원리금에 한정되므로 결국 주주의 가치가 높아지게 되므로 희석효과로 인한 손실은 제한적이라 할 수 있다.
회사의 경영권이 주주에게 있기 때문에 채권자가 직접 재무정책에 영향을 미치기는 쉽지 않다. 외국의 경우 커버넌트(계약조항)을 통해 채권자를 보호하고 있으나, 우리는 이 문제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