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note]
이 기사는 03월09일(10:03)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커피빈은 2001년 한국에 입점한 뒤 100개가 넘는 분점을 낸 커피전문점이다. 벤처캐피탈업계는 이렇게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는 프랜차이즈 지점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건물 임대료에서 주방기기까지 고정비용에 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지점운용 수익을 투자지분 비율에 따라 나눠 갖는다.
# 테마파크도 이들의 관심대상이다. 놀이공원이 들어서면 주변에 호텔 등 숙박시설과 온천 같은 위락시설도 생기고 주변 부동산도 개발된다. 벤처업체들은 부지개발을 맡은 건설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투자하고 시설이 완성되면 운용수익을 배분받는다.
위 두 사례는 가상으로 꾸며본 시나리오일 뿐이다. 현실에선 그림의 떡이다. 커피빈은 음식점업에, 테마파크 주변 호텔은 숙박업에 포함되면서 투자금지 업종에 묶이기 때문이다. 테마파크 주변 토지나 건물에 투자하면 부동산 투자 금지 조항에 어긋난다.
벤처캐피탈업체가 투자할 수 없는 영역은 총 7가지이다. 숙박 및 음식점업, 금융 및 보험업, 부동산업, 무도장운영업, 골프장 및 스키장 운영업, 갬블링 및 베팅업, 산업용 세탁업을 제외한 기타 개인 서비스업이 대상이다.
유흥업종에 해당되거나 투기성이 강하다는게 금지 이유다. 당연히 정부차원에서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독려해 산업 활성화를 유도하는 것은 부적합하다.
정부는 근간 산업을 제조업이라 보고 관련 업체 지원을 위해 벤처를 활성화시켰다. 정부가 중소제조업에 직접 지원이 어려운 만큼 벤처자금을 활용해 뿌리부터 물을 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현재 벤처캐피탈에 대한 투자 제한과 규제는 설득력이 약하다.
우선 모든 음식점과 숙박업이 유흥업소는 아니다. 일부 업소에 한정돼야 할 규제가 산업전반으로 확대된 성격이 짙다.
기존의 산업별 영역 구분이 모호해지면서 일괄적으로 경계를 짓기 힘든 측면도 있다. 벤처기업이 제조업에는 있고 부동산업이나 음식점업엔 없다는 식의 구분도 시대착오적이다.
일반적으로 테마파크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관련 사업에 대한 투자가 전제된다. 부동산업에 투자할 수 없다면 테마파크 투자를 허용했다고 해도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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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과 R&D 투자 비중을 확대해 근간 산업의 안정을 꾀한다는 법안의 의도를 무작정 따르는 것도 무리가 있다. 이미 서비스업이 고용과 수익창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미용업체와 장례업종을 비롯한 통용화 된 서비스업은 여전히 투자할 수 없는 분야이다.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지 못하고 제조업에만 무게중심을 두면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핵심산업까지 고사할 가능성이 있다.
벤처캐피탈을 둘러싼 규제의 벽은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서 더 높아진 것처럼 느껴진다. 금융투자회사들이 벤처캐피탈 업무까지 영역을 확장할 수 있게 됐기 때문. 금융투자회사는 창업투자조합이나 신기술금융조합 등 벤처펀드를 자유롭게 결성하고 기존 벤처캐피탈과 동일하게 세제지원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
결국 벤처캐피탈에 대한 규제완화 카드는 경쟁업종과 형평성 맞추기 측면에서도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벤처업계의 투자영역 확대가 신사업 발굴로 이어져 새로운 기반산업을 구축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면, 업계의 주장은 설득력이 충분해 보인다. 새로운 가능성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의 취지를 살린다는 측면에서도 규제 완화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