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매각, 산은 반대로 물건너가나

현대건설 매각, 산은 반대로 물건너가나

권화순 기자
2009.04.20 17:19

산업銀·우리銀, 매각 주간사 선정엔 반대입장

3년 가까이 끌어온현대건설(154,500원 ▲16,000 +11.55%)인수·합병(M&A)이 수면위로 오르는 가 싶더니 다시 '속도 조절'로 가닥이 잡혔다. 채권은행들이 매각제한 지분 일부 해제에는 한 목소리를 냈지만 매각 주간사 선정엔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17일 외환은행에 매각제한지분율을 49.65%에서 35%로 낮추는데 동의하는 의견을 공식 전달했다. 이 안이 확정되면 채권단이 보유한 현대건설 지분 14.65%를 모두 모아 블록세일 방식으로 팔 계획이다.

하지만 산은은 매각 주간사 선정 안건엔 반대했다. 우리은행도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하진 않았으나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은 일부 지분이라도 매각해 매물의 덩치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M&A시장이 침체돼 수조원에 달하는 매물을 사겠단 투자자가 없단 얘기다. 여기에 민영화 이슈도 감안됐다.

산은은 최근 매각제한 지분율을 웃도는 주식 일부를 속속 팔고 있다. 지난 17일 SK네트웍스의 보통주 394만여주를 팔았다. 이에 따라 지분율은 10.29%로 종전보다 1.65%줄었다. 이 밖에 나리지온 등 크고 작은 업체의 지분을 정리해 현금화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현대건설 주가가 올라서 채권은행들이 일부라도 이익 시현을 희망하고 있다"면서 "(산은이)민영화를 앞두고 있어서 가급적이면 차입금 규모를 줄이는데 자금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3년여를 끌어온 현대건설 M&A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산은이 매각주간사 선정에 부정적인 탓이다. 산은이 사실상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만큼, 우리은행도 다른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다. M&A를 개시하려던 외환은행만 속이 탈 수밖에 없다.

현대종합상사, 하이닉스 등의 매각 시기와 겹치지 않으려는 게 표면적 이유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치적'인 부담을 피하려는 산은의 '보신주의'를 비판한다. 지난해 4월에도 현대건설 매각이 추진됐으나 산은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다.

당시엔 구사주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현재는 현대그룹과 범현대가가 현대건설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한 부분을 인정해 입찰 참여자에 배제시키면 안 된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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