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세청 "이유있는 하소연"

[기자수첩] 국세청 "이유있는 하소연"

송선옥 기자
2009.04.27 08:30

“최근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기 시작했습니다”

국세청 한 고위급 간부는 얼마전 저녁 자리에서 담배를 꺼내며 심란한 표정을 지었다.

세무행정의 총수인 국세청장의 ‘부재’ 때문이다. 국세청장이 공석이 된 지가 벌써 100일이 넘었는데도 새 국세청장 선임은 ‘설’만 무성히 남긴채 또 차후로 미뤄졌다. 국세청장 인사는 4.29 선거 이후나 6월에나 가서야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세청은 국민 누구나 알다시피 검찰청, 국정원, 경찰청과 함께 4대 권력기관의 핵심으로 불린다. 더군다나 경제위기 상황에서 ‘세수확보’라는 중요한 책임도 맡고 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이런 막중한 자리한 자리를 오래 비워놓고 있다 권력 핵심과 TK를 배제하는 등 정치적 고려와 지역안배를 해야하고 하위급부터 고위급까지 비리가 끊이지 않는 국세청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인물도 찾아야 하는데 적임자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조직 특성상 일사분란함을 강조하는 국세청이지만 청장의 장기 부재가 ‘책임’의 실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곧 청와대가 발표할 국세청 조직개편 과정에서 제대로 ‘령(令)’이 설지도 미지수다.

청장 인사에 뒤따를 1급 후속인사를 앞두고도 국세청 내부에서는 설왕설래가 한참이다. 해외 국세청장을 만나야 하는 국제업무도 하반기로 지연된 지 오래다.

직원들도 일손이 제대로 잡힐 리가 없다. 오죽 답답했던지 한 국세공무원은 최근 국세청 내부 인트라넷에 “식약청장은 직원들이 고생한다며 우셨다는데 우리는 울어줄 청장님도 없다”는 글을 올렸다.

‘국세청은 청장이 없어도 되는 조직’이라는 외부의 비아냥 섞인 얘기에 대한 답답함이 묻어난다. 끊이지 않는 국세청장의 불명예 퇴진과 국세공무원의 비위 사건에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한 국세청의 현 주소다.

뭐든지 일이 막히면 '기본’을 생각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들었다. 국민이 맡긴 국세청의 ‘역할’과 국가 이익을 생각하면 국세청장 인선을 지금처럼 마냥 늦춰서는 안될 것임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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