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금융위, 고생이 많다!

[기자수첩]금융위, 고생이 많다!

박재범 기자
2009.05.20 07:10

금융위원회의 중소서민금융지원과엔 과장 1명과 4명의 사무관이 있다. 업무를 보좌하는 주무관 2명을 포함해도 10명이 채 안된다.

이 방에서 직접 다루는 법은 상호저축은행법 여신전문업법 신용정보법 대부업법 신협법 휴면예금 관련 등 6개. 카드, 신용정보, 사채 등 실생활과 밀접한 내용을 담은 법이 대부분이다.

직접 다루진 않지만 다른 부처와 함께 챙기는 법도 여럿이다. 예컨대 새마을금고법, 불공정추심 방지법, 농수협법, 산림조합법 등도 중소서민금융지원과의 몫이다.

사무관 1명당 챙길 법이 2개를 넘는다. 법뿐 아니라 시행령과 규정, 세칙 등까지 책임져야 한다. 짝수 달에는 국회에 불려다느니라 정신이 없고 틈틈이 의원들이 발의한 의원입법안도 살펴봐야 한다.

한마디로 몸이 2개, 아니 3개여도 부족하다. 중소서민금융지원과만 그런 것은 아니다. 금융위 전체가 그렇다. 120명의 직원이 45개의 법을 챙기고 금융정책과 감독정책을 짜내느라 정신없다.

정시 퇴근이나 주말 휴식은 생각지도 못한 지 오래됐다. "힘들다" "고달프다" 등 넋두리가 항시 들린다. 푸념은 걱정으로 이어진다. '몸이 아픈 것은 괜찮지만 자칫 일처리에 실수가 있을까' 하는 두려움의 표현이다. 한 관료는 "피로를 안은 채 운전을 하는 기분"이라고 했다. 사실 공무원의 피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전부의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답답함을 토로한다. 해법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무시간에 집중적으로 일하고 1주일에 한두 번 정도 일찍 귀가하는 것 정도가 논의되다 그마저도 흐지부지된다.

근본적 고민은 커녕 현실을 애써 외면하느라 바쁘다. 아니면 "으레 그런 것"이라며 넘긴다. 결국 운전사는 피곤해도 사고 가능성을 노정한 채 다시 2∼3개 핸들을 잡고 운행에 나선다.

금융위에 출입한 지 한달. 운전사의 운행을 보며 가슴을 졸인다. 금융위 공무원의 건강은 물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뭔가 손질을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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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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