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당히 놀라웠던 것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자기 국정 상황을 소상하게 꿰뚫고 있었습니다.
나도 어지간히 국정 상황 파악에 대해서는 구석구석 알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내가 생각해도 저 정도이면 아주 기억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일일 것 같은데 아주 소상한, 국정 구석구석에 대해서 소상하게 꿰뚫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된다 안 된다, 좋다 나쁘다 이런 것의 의사표현이 아주 분명했습니다. 그것이 아주 인상적이고, 과연 진짜 권력자답다 이런 생각이 좀 들기도 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10월초 평양에서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을 하고 돌아온 뒤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김 위원장에 대한 인상이다. 노 전 대통령이 "진짜 권력자답다"고 평했던 김 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사흘째 되는 25일 제2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이로써 김 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에게 두 번의 '핵폭탄'을 안긴 셈이 됐다. 북한이 제1차 핵실험을 강행한 게 노 전 대통령 집권 당시인 지난 2006년 10월이었다. 김 위원장은 최초의 핵실험 1년 뒤 노 전 대통령을 평양에 초청,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그리고 또 1년 뒤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에 2차 핵실험으로 충격을 줬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표현대로 "말하자면 국상중인데 같은 민족끼리 참으로 안타깝다."
북한의 핵실험은 김 위원장 명의로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한다'는 내용의 조전이 발송된지 채 반 나절도 지나지 않아 이뤄졌다. 물론 북한의 핵실험이 노 전 대통령의 죽음과 관련이 없는 것일 수 있다. 그래도 한 때 함께 정상회담을 가졌던 국가 원수의 상중이란 점을 감안하면 같은 민족으로서 예의는 아니다.
아무리 경우가 없는 '불량국가'라 해도 이번엔 해도 너무했다. 남측 전체 사회가 추모와 애도를 위해 경건함을 해칠 수 있는 모든 일정들을 뒤로 미룬 채 국상의 시기를 지내고 있는 가운데 같은 민족끼리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우리 민족끼리'를 입에 달고 사는 북한은 과연 뭐라 변명할 것인가.
지난 주말에 이어 주초까지 연거푸 한반도가 전세계적인 뉴스메이커가 됐다. 그것도 긍정적인 뉴스가 아니라 부정적인 뉴스로 전세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독자들의 PICK!
북한은 이번에 민족간에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리를 지키지 않았고 이를 온 세계에 알렸다. 그리고 그것은 좁게 보면 북한 스스로 치욕스럽게 만드는 일이고 넓게 보면 한민족 모두를 예의 없는 족속들로 격하시키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