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PDI 센터, 염분 많은 해안가 위치…일부는 보관시스템도 미흡
"7000만 원이나 주고 산 수입차가 타고 다닌 지 한 달 만에 머플러(소음기)에 녹이 슬었는데 이게 말이나 됩니까?."
자영업자 A씨는 최근 7000 여만 원을 주고 산 수입차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운행한지 한 달도 안됐는데 벌써부터 머플러에 녹이 슬었기 때문이다 . 혹시 "차량 보관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딜러에게 따져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고객의 관리소홀"이라는 말 뿐이었다.
국내에 들여온 수입차를 보관하면서 고객에게 인도하기 전까지 점검과정을 진행하는 PDI(Pre-Delivery Inspection)센터가 염분에 노출되기 쉬운 해안가에 있으며 일부 차량은 별다른 보호 장치도 없이 실외에 주차돼 부식 등 차량 파손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BMW와 폭스바겐, 혼다, 아우디 등 대부분의 수입차 회사들은 인천항 인근 보세지역에 PDI센터를 두고 있다. 벤츠와 볼보, 푸조 등도 바닷가와 가까운 화성과 평택에 차량을 보관하고 있다.
수입차 회사들이 이처럼 인천과 평택 등지에 PDI센터를 두는 이유는 배를 통해 수입된 차량을 이동시킬 필요가 없고 최대 수요지인 수도권과 인접해 딜러에게 차를 전달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지역은 해안가로 상대적으로 염분이 높을 뿐만 아니라 근처에는 일부 화학공장들도 자리하고 있어 차량 부식의 위험성이 큰 상황이다. 게다가 일부 브랜드의 경우 차량 보관 시 갖춰야할 코팅 랩이나 휠 밀봉 등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실외에 차량을 방치하고 있다.
또 대부분의 브랜드는 PDI과정을 직접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정비 전문 업체에게 하청을 맡겨 대행하고 있어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머플러나 브레이크 디스크 부분은 방청처리(녹스는 것을 막는 처리)가 돼 있다고 해도 장기간 염분이나 햇볕에 노출되면 녹이 슬 수 있다"면서 "시민연합 게시판에도 이와 유사한 수입차 고객들의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차 업계는 이러한 문제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한 수입차회사 관계자는 "공장 출고 시 장기간의 운송 기간 등을 고려해 방청 작업을 철저히 한다"면서 "국내 PDI센터 인력들에게도 메뉴얼 교육을 철저히 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PDI센터를 외부에 공개하거나 보유중인 재고량을 밝힐 순 없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아직까지 수입차 PDI센터의 시설 규정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수입차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규정이 빨리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