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재개·구조조정 펀드 투자 등 나서
금융위기로 신중한 행보를 보였던 국민연금이 다시 투자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9월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중단했던 해외투자를 재개하는 동시에 해외 신용채로도 눈을 돌렸다.
주식투자도 늘리고 위험자산인 구조조정펀드 투자 계획도 밝혔다. 투자 대상을 다각화하며 기존의 안정 기조에서 벗어나 수익성 제고로 분위기를 바꾸는 모습이다.
국민연금은 3일 "기금 규모가 늘어나고 있어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었다"며 "지난달 29일 열린 2009년도 제3차 국민연금기금 운용위원회에서 해외투자 재개 등을 포함한 2014년까지 중장기 전략을 보건복지가족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 각국의 금리인하와 재정지출 확대 등으로 금융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253조5000억원인 적립금이 오는 2014년에는 432조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금의 덩치가 커지고 있어 투자처 다변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 가운데 각종 투자 재개를 고려할만한 시기가 됐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그간 잠정적으로 중단했던 해외투자도 재개키로 했다. 일단 해외채권 가운데 미국채 비중은 일부 줄이되 신용채, 회사채, 금융채 등으로 투자처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안정성은 높지만 사실상 수익률이 제로인 미국채보다 신용채 부문의 투자를 늘려 수익률을 제고하겠다는 의도다.
또 지금까지는 전액 위탁 투자하던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운용 방식도 일부 도입키로 했다. 벤치마크가 되는 지수에 포함된 종목을 따라 투자하는 패시브(passive) 스타일의 직접 운용 방식을 시도할 예정이다. 해외 자산운용사가 만드는 상장지수펀드(ETF) 설계에 참여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대체 투자로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을 새롭게 시도한다.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를 확대함에 따라 해외 투자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해외 투자 전문 인력 확보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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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다만 해외 투자 시기나 투자처, 구체적인 인력 조달 계획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장 상황에 따라 규모와 일정 등을 조절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은 또 기업 구조조정펀드에 최대 2조원을 투자키로 하고 운용사 선정에 나섰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융기관이 매각하는 부실채권이나 자산을 인수하고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우선주전환사채(CN) 등에 투자할 방침이다.
주식투자 비중도 2014년까지 국내 주식은 20%, 해외 주식은 10% 등 총 3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12%에 불과했던 국내 주식 비중을 4월말 현재 16.1%로 늘렸다. 같은 기간 해외 투자 비중은 2.4%에서 2.5%로 소폭 높아졌다.
하지만 기존의 중기 자산배분안(2009년~2013년)과 비교하면 국내외 주식 비중은 약 10%포인트 줄고 채권비중은 10%포인트 가량 확대된다. 이와 관련, 국민연금은 주식투자와 대체투자, 해외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기본 방향은 유지하되 속도만 다소 늦췄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5년간 달성할 목표 수익률도 1.5%포인트 낮은 6.5%로 잡았다. 한편, 올 들어 4월 말까지 국민연금의 운용 수익률은 7.76%로 부문별로는 주식 17.7%, 채권 6.17%, 대체투자 1.62%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