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 인플레 우려 가중.. 아직은 "시기상조"이지만 시기 조율
국제 사회가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이후 첨예화한 금융위기의 타개책으로 펼쳐온 대규모 경기 부양과 금융권 지원책에 대한 전략 수정에 들어갔다. 글로벌 경제의 안정세가 두드러지며 위기 발발이후 처음으로 유동성 확대에 따른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을 회피하기 위한 '출구 전략' 논의에 돌입한 것이다.
세계 주요8개국(G8) 재무장관들은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레체에서 이틀간 회의를 마친 뒤 발표한 성명을 통해 국제통화기금(IMF)에 대규모 부양책으로 인한 재정적자와 금융권에 대한 정부 지원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연구할 것을 요청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이날 별도 보고서에서 "각국이 재정 안정성을 유지할 방안을 구체적으로 갖추어 놓는다면 향후 글로벌 경기 회복은 더욱 강도높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의 경우 최근 고용시장이 안정화되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물가 하락세도 둔화되기 시작했으며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국가들에서는 경제 성장의 추세마저 감지된다"며 글로벌 경제가 바닥권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G8 재무장관들은 출구 전략 마련을 검토할 시점이라는 데는 공감했으나 이행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못 박았다. 아직 위기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며 현 시점에서 전격적인 정부 재정지출 삭감에 나설 경우 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 공통된 시각이다. 또한 침체의 정도에 대한 지역별 온도차도 감지됐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 저널은 각국의 개별적 경제 상황에 차이가 있어 국제사회가 일관성 있는 대책 마련에 나서기는 다소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규모 부양으로 인한 재정 적자와 향후 인플레이션 압박에 대한 우려로 긴축정책으로 전환할 경우 아직 고용시장 악화와 물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국가에서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경기 회복추세가 비교적 뚜렷한 미국과 중국도 성급히 정부 지출을 줄일 경우 예상치 못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기는 마찬가지라는 평가다.
하지만 미 국채 수익률의 급등 등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3일 글로벌 경기 부양이 세계 증시의 '버블'을 키우고 있다고 경고했다. 긴축으로의 출구 전략 전환이 자칫 늦어질 경우 글로벌 경제는 '하이퍼 인플레이션'이라는 더 큰 위기로 빠져들 수 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IMF가 오는 10월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IMF 추계회동 때 요청한 출구 전략 관련 보고서를 제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도했다. 소식통은 보고서가 정부들이 언제 재정 정책의 고삐를 다시 조이기 시작해야 할지와 중앙은행들이 지금의 '제로 금리'에서 빠져나와야할 시점을 권고하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