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시장 다시 불붙나

강남 재건축시장 다시 불붙나

이군호 기자
2009.08.11 12:23

[머니위크]하반기 강남 재건축시장 어디로?

대표적인 부동산 블루칩인 강남 재건축.

강남 재건축시장은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혼재된 곳이어서 경기와 정부 정책에 따라 집값이 롤러코스터를 탄다.

실제 지난해 말 급락한 강남 재건축아파트 가격은 상반기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와 경기 회복 기대감 덕분에 지난 7월 말 현재 전고점 대비 95~99% 수준까지 회복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대출 규제와 재건축연한 유지 등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과 비수기가 맞물려 매수 관망세가 고개를 들면서 하반기 들어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악재와 호재가 공존하고 있는 하반기 강남 재건축시장을 전망해본다.

◆상반기 가격 단기급등, 전고점 턱밑

상반기 강남 재건축아파트는 규제 완화와 경기회복 기대감, 급증한 유동성 등이 맞물며 거래 증가와 함께 가격까지 급등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3.3㎡당 3226만원으로 2007년 초 고점대비 97%까지 접근했다. 강남4구 재건축아파트값도 2006년 말의 90%대까지 회복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강남3구 아파트 실거래량도 1월부터 1000건 이상으로 증가하더니 4월 2200건, 6월 2334건까지 늘었다.

강남 대표단지의 거래가격도 전고점 턱밑까지 접근하거나 넘어섰다. 개포주공1단지 전용 51㎡형은 4층 기준 10억6000만원까지 거래되며 2006년 말 거래가격을 훌쩍 넘어서기도 했다. 대치은마와 잠실주공5단지 등도 2008년까지 하락했던 가격을 회복했다.

◆규제완화ㆍ사업성개선 기대감에 급등

상반기에 강남 재건축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것은 규제 완화에 따른 사업성 개선 기대감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재건축 규제들을 대거 폐지하거나 완화됐다. 소형의무비율과 임대주택건립 의무 등이 완화 또는 폐지됐고, 후분양제 폐지와 용적률 규제 완화로 사업성 개선 기대감이 높아졌다. 안전진단 기준 완화와 1회 단축으로 사업진행 속도도 빨라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조합원지위 양도금지 규제도 이달 중순부터 완화돼 재건축 입주권 거래가 수월해진다.

이 같은 규제 완화로 수혜단지들은 수익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임대주택건립 의무 폐지로 강동 고덕아이파크 등 관리처분인가를 마치고 일반분양을 앞둔 사업장은 기존 임대물량을 일반분양으로 돌리기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주요 1대 1 재건축단지들도 시프트 등으로 예정됐던 임대물량을 분양으로 돌리기 위해 서울시와 협의 중이다.

전용 85㎡ 이하 아파트를 60% 이상 짓도록 한 소형주택의무비율과 용적률 규제를 완화하면서 사업성도 높아졌다. 용적률이 증가하면 건립 가구 수가 늘어나 사업성 개선 효과가 있다. 고덕시영의 경우 용적률을 250%로 올리면서 180여가구가 늘어난다.

◆하반기 규제 완화 속도조절, 상승세 주춤

이처럼 상승 탄력을 받던 강남 재건축 주요단지들의 가격 상승세가 하반기 들어 주춤해졌다.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도 있지만 정부가 규제완화 속도 조절에 들어갔고, 비수기와 맞물며 매수 관망세가 다시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다. 총부채상환비율(DTI) 확대나 대출총량규제 등의 강력한 규제가 논의되면서 매수심리가 수그러들었다.

재건축 관련 규제들이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 재건축 가능연한 단축이 무산됐고 추진위 구성 동의서 관리 강화, 재개발재건축 공공관리자제 도입,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 주민제안 제한 등이 시행을 앞두면서 사업 지연과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상반기 재건축 가격 급등세를 뒷받침했던 일부 규제완화 조치도 지자체 조례와 마찰을 빚거나 새로 규제조항들이 추가되면서 수익성을 반감시키고 있다.

소형의무비율의 경우 서울시가 조례로 전용 60㎡ 이하 소형 건립 20% 의무를 고수하기로 하면서 상위법과 마찰을 빚고 있다. 시 조례대로라면 주요 재건축 단지들은 전용 60㎡ 이하 소형을 20% 지어야 한다. 수익성과 직결되는 중층 재건축 단지와 강남 주요 1대 1 단지들은 사업 지연 가능성이 다시 높아졌다.

서울시는 법정 상한 용적률 적용 때도 당초 정비계획으로 정해진 용적률을 초과하는 부분의 50%를 전용 60㎡ 이하 소형주택으로 건립하도록 했다. 소형 보금자리주택 환수 조치 때문에 실제 혜택은 반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반기 재건축시장이 궁금하다

재건축시장에 악재와 호재가 공존하면서 하반기 재건축 시장의 향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상반기 단기 급등으로 투자 수익성에 대해 의문을 갖는 대기 수요자들이 늘고 있는 반면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는 사업장은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강남에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유일한 방안이 재개발재건축밖에 없다는 현실론도 추가 가격상승을 기대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현재 재건축이 가능한 준공연한을 채운 단지의 39%만이 실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경기 회복과 규제 완화가 맞물리면 재건축 추진 사업장은 늘어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상반기에만 전고점에 육박한 상황에서 하반기에도 단기 급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사업추진이 더뎌 가격이 저렴한 사업장을 대상으로 중장기 자금계획을 세워 매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서울 재건축사업장 중 조합설립인가 이전 초기 사업장이 55%나 되는데 경기와 규제 변수에 따라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재건축조합원 지위양도 조건이 완화되면서 거래가 가능해진 물건들이 늘어남에 따라 시세수준에 출시된 물량에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단독주택 재건축도 눈여겨볼 만한 대상이다. 재건축이 정체될 경우 입지가 양호한 강남권 단독주택지 재건축이 상대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에서만 총 272곳이 단독주택 재건축을 진행 중인데 대부분 기본계획 또는 추진위 등 초기 단계가 많아 장기적으로 투자성이 높은 곳을 골라서 매입해야 한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재건축 규제 완화가 예상보다 지연된 부분이 있고 일부는 다시 강화되는 쪽으로 선회하는 모습이지만 8월 이후 추진되는 규제완화 효과와 경기 회복이 맞물려 매수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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