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2기' 조기확정 배경과 앞날은

'버냉키 2기' 조기확정 배경과 앞날은

뉴욕=김준형 특파원·엄성원 기자
2009.08.26 05:39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벤 버냉키 연방 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55)의 연임을 공식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오전(현지시간) 하계 휴가지인 매사추세츠주 마서스 빈야드섬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버냉키 의장이 전문가적 입장에서 또다른 대공황을 막을 수 있었다고 확신한다며 버냉키 의장을 재지명한다고 밝혔다.

◇ '불확실성 제거', 선택 아닌 '필요'의 문제

버냉키 의장은 상원의 인준을 거쳐 내년 1월31일부터 두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임기만료를 넉달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이 재지명을 발표한 것은 금융시장 상황을 봐가며 마지막 순간까지 연임여부를 저울질 할 것이라는 월가의 예상을 뒤엎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버냉키 의장 연임을 둘러싼 불투명성으로 향후 금융 통화정책 방향이나 정책 일관성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버냉키 의장의 배경과 기질, 용기, 창조성 등이 모두 사상 최악의 금융위기와 경제 위기 속에서 FRB는 이끌어나가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금융시스템을 안정시키고, 신용시장을 복구시키며, 자동차산업을 재건하고, 전체 경제 회복을 돕기 위해 우리가 취해온 조치들은 모두 필요에 의한 것이지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다(steps of necessity not choice)"고 말했다.

다시 말해 버냉키 의장의 재지명은 정치적 고려 대상이 아니라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었다는 의미이다.

전 백악관 이코노미스트이자 연준 이사를 역임한 래리 린지는 "오바마 정부로서는 다른 사람을 택했을때 초래할수 있는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경제위기 대응과정에서 연준이 실행하고 있는 역할이 사상 유례없이 적극적이고 강력한 것이기 때문에 수장을 바꿨을때 나타날수 있는 혼란과 위험도 그만큼 크다는 의미이다.

◇ '버냉키 2기', 회복 지속+인플레 방지 이중 과제

버냉키 의장은 무난히 상원인준을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논란도 없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2007년 중반 금융위기가 폭발직전에 이르렀을때 이를 예측하지 못했고 사전예방조치도 취하지 못했다는 점에 비판의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또 사상 유례없는 유동성 투입을 통한 정부개입과정에서 '최종 대부자'라는 중앙은행 고유의 위상과 독립성을 떨어뜨렸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재지명을 받은 버냉키 의장의 행보가 이전과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비판과 무관치 않다.

버냉키 의장은 재임 1기중 금리를 제로수준으로 낮췄고, 1조달러가 넘는 돈을 시장에 뿌리는 등 지금까지 경제 회복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왔다.

하지만 '연임'이라는 중압감에서 벗어난 만큼 보다 신중하고 보수적인 정책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FAO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로버트 브러스카는 "차기 임기는 1기만큼이나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며 "버냉키의장이 이제는 회복세를 굳히고 인플레이션을 막는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냉키 2기'의 성공여부는 경기부양책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성장을 유지할수 있는 이른바 '출구전략'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구사하는데 좌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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