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펠 인수전 최후 승자는 러시아

오펠 인수전 최후 승자는 러시아

이규창 기자
2009.09.11 12:17

(종합)포브스 "GM, 오펠 매각은 최악의 실수"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독일 자회사 오펠을 결국 러시아와 손을 잡은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에게 매각키로 최종 결정했다.

GM은 10일(현지시간) 오펠의 과반수 지분(55%)을 캐나다의 자동차부품업체 마그나인터내셔널-러시아 스베르방크 컨소시엄에 넘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GM은 오펠의 나머지 지분 중 35%를 보유한다.

GM은 글로벌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오펠 매각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기술 유출 논란에 독일 정부와의 복잡한 관계까지 얽히면서 매각은 난항을 겪어왔다.

일단 매각 결과를 보면 오랫동안 자동차 산업에 진출하기를 염원해온 마그나 인터내셔널이 오펠을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면을 살펴보면 자동차 산업 확대를 염원해온 러시아가 자리해있다.

마그나는 그동안 오스트리아 하청 공장을 통해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크라이슬러, 사브 등 각종 차량을 조립하면서 자동차 생산 노하우를 쌓아왔다.

마그나는 무엇보다 오펠 인수를 통해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성장성이 큰 시장으로 평가받는 러시아 진출을 노리고 있다.

마그나는 러시아 진출을 위해 러시아 국영은행인 스베르방크를 투자 파트너로 선정했다. 마그나는 오펠의 러시아 진출을 위해 러시아 자동차기업 가즈(GAZ)와도 손을 잡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스베르방크의 지분은 대부분 가즈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가즈는 유럽과 아시아의 경쟁사들에 비해 기술력이 크게 뒤쳐져 러시아 자동차시장 점유율이 4.6%에 그치고 있는 반면 오펠은 러시아 시장 점유율 15.2%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가즈에게 오펠은 매력적인 인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오펠은 GM의 소형차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GM도 이런 사실을 알고 오펠의 기술과 지적재산권이 러시아로 넘어가는 것을 두려워해 지금껏 마그나로의 매각을 유보해왔다.

그러나 오펠에 긴급 구제자금을 지원하면서 매각 과정에서 발언권이 세진 독일 정부가 마그나 컨소시엄을 강력히 지지했기 때문에 결국 GM도 마그나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독일 정부가 마그나 컨소시엄을 지지한 이유는 마그나가 제시한 감원 규모가 가장 작았기 때문이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사모펀드 등 투자회사로 오펠이 넘어갈 경우 대규모 감원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면서 마그나의 오펠 인수를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결국 오펠 인수전의 최후 승자는 러시아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급성장하는 내수 시장을 고스란히 해외 업체에 빼앗길 처지였던 러시아 자동차산업이 오펠의 핵심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도 "오펠 매각이 GM 사상 최악의 실수"란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포브스는 "오펠은 GM 자동차공학의 심장과도 같은 존재"라면서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자동차 모델이 오펠의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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