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예수 편법회피 '실권주 3자배정'

보호예수 편법회피 '실권주 3자배정'

김동하 기자
2009.11.02 08:18

[김동하의 네이키드코스닥]보호예수의 그늘 '下'

[편집자주] 코스닥은 블루오션입니다.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많은 우량기업들이 역동치는 곳입니다. 반면 코스닥은 총성 없는 전쟁터입니다. 실적과 펀더멘털 등을 이유로 주가가 급등하기도 하지만, 루머와 역정보가 난무하는 냉혹한 곳이죠. 한국의 미래와 대박의 기회가 담긴 블루오션. 그러나 쉽게 뛰어들었다가는 쪽박 차기 쉬운 코스닥의 숨겨진 얘기, 때론 불편한 진실들을 하나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3자배정 유상증자는 1년 보호예수 탓에 일부 선량한 장기투자자들의 투자도 꺼리게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공모주 투자의 경우 '자발적 보호예수'로 '단타'가 성행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1년 보호예수는 지인들이나 머니게임 세력이 증자에 참여한 뒤 '단타'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하지만 1년 보호예수도 머니게임 세력의 '단타'를 근절하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습니다.

시장에서 보호예수를 피하기 위해 대표적으로 적용되는 편법은 '주주배정유상증자 후 실권주 3자배정유상증자'입니다. 실권주에 대한 3자배정유상증자의 경우는 보호예수가 없기 때문이죠.

유상증자의 형태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됩니다.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줘서 이들로부터 신주주를 모집하는 주주배정유상증자, 회사의 임원·종업원·거래선 등 연고관계에 있는 자에게 신주인수권을 줘서 신주를 인수시키는 제3자배정유상증자, 널리 일반인으로부터 주주를 모집하는 일반공모유상증자입니다.

유상증자에 사람들을 끌어들이려면 현 주가대비 가격 메리트가 있어야겠죠. 지난7월6일 개정된 규정에 따르면 일반공모 증자의 경우는 기준가 대비 30%까지 할인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제3자 배정유상증자는 지인들에게 임의로 배정하는 만큼, 10%까지만 할인이 가능합니다.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경우는 할인이 안됩니다.

대신 주주배정의 경우 기존 주주들에게 증자의 부담을 지우는 것이기 때문에 가격할인율을 이사회에서 결정할 수 있습니다. 대표이사와 경영진들은 주주배정 유상증자 가격을 액면가까지 낮출 수도 있고, 할인을 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겁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자원개발회사인 K사는 26일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210억(3000만주)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습니다. 신주발행가액은 700원이었죠.

9월말 구주주 청약이 이뤄졌는데, 9월초만해도 1000원을 넘었던 주가는 700원대로 내려앉은 상태였습니다.

증자가격이 700원인데 구주주들이 참여할 리가 없겠죠. 실제 3000만주 모집 중 청약률은 27%에 그쳤습니다. 그 이후 실권주를 3자배정 유상증자로 넘겨 98%넘는 청약률로 유상증자를 마쳤고, 200억원이 넘는 거액의 자금을 조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할인율이 크지 않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부른 뒤 실권주가 생기면 그 다음부터는 회사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실권주를 3자배정유상증자로 처리할지, 일반공모유상증자를 할지, 불발로 포기할 지는 회사 맘이라는 겁니다.

이 회사는 실권주에 대한 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3자배정에 참여한 사람들은 상장 후 보호예수 없이 곧바로 주식을 팔 수 있게 됐습니다.

이 같은 행태에 대해 한 상장사 대표는 "보호예수를 피하기 위한 편법적 머니게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주주배정유상증자 가격을 높게 설정해 실권을 유도한 뒤 사실상 3자배정유상증자를 한 것이라는 말입니다.

실제 이 회사의 3자배정 물량은 10월 중순 상장됐고, 주가는 증자대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내려와 있습니다. 상장 전후로 여러 호재들이 나왔지만, 그때마다 상한가를 가던 주가는 서서히 하락했습니다. 이 회사가 발표한 호재를 믿고 뛰어든 개미들은 당연히 손해를 봤을 겁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