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단타 부르는 '자발적 보호예수'

공모주 단타 부르는 '자발적 보호예수'

김동하 기자
2009.10.26 07:38

[김동하의 네이키드코스닥]보호예수의 그늘

[편집자주] 코스닥은 블루오션입니다.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많은 우량기업들이 역동치는 곳입니다. 반면 코스닥은 총성 없는 전쟁터입니다. 실적과 펀더멘털 등을 이유로 주가가 급등하기도 하지만, 루머와 역정보가 난무하는 냉혹한 곳이죠. 한국의 미래와 대박의 기회가 담긴 블루오션. 그러나 쉽게 뛰어들었다가는 쪽박 차기 쉬운 코스닥의 숨겨진 얘기, 때론 불편한 진실들을 하나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번에는 공모주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공모주 투자는 한국 증시에서 상장주식 투자 외에 돈을 벌 수 있는 대표적 대안투자수단으로 꼽힙니다.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공모주 주가흐름은 시장상황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또 기관들의 '단타'성격도 짙게 드러나죠. 최대주주를 제외한 모든 일반법인들은 공모주에 대해 '자발적인 보호예수'를 걸기 때문입니다. '분위기가 아니다'싶으면 원래 회사 주인만 남기고 모두 도망칠 수도 있습니다.

'사모'증자의 경우 1년 보호예수를 걸어놓아 장기투자자들도 망설이게 만들지만, '공모'라는 이유로 증시에 첫 선을 보이는 주식을 상장되자마자 팔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겁니다.

'단타'를 치는 동안 가격이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시초가는 상장되는 기업의 평가가격인 공모가의 90~200%범위 내에서 결정되는데 8~9시 매도와 매수가격을 접수받아 결정되죠. 매수자는 많을 수 있지만, 매도자는 공모주를 받은 사람으로만 제한됩니다. 공모주를 받은 사람 중 시초가 결정시간에 매도주문을 내 낮은 시초가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실제 공모주 투자는 시장변화에 민감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수단으로 분류됩니다.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100%높게 형성된 뒤 상한가로 마감할 경우 하루 만에 공모가대비 130%까지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첫날 가장 낮은 시초가에 하한가로 추락하더라도 손실은 23.5%에 불과합니다.

금융위기에서 극적으로 회복한 2009년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2009년 10월. 한국증시는 '공모주의 저주'라 불릴 만큼 공모주들이 약한 주가흐름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불과 6개월 전. 공모주들의 주가흐름은 정반대였습니다.

#2009년 4월의 풍경

2009년 4월. 7개의 코스닥시장 새내기 공모주들은 상장 첫날 공모가의 두 배로 시초가를 형성하며 '대박'행진을 이어갔습니다.

4월 17일 코스닥시장에 첫 선을 보인에이테크솔루션(8,950원 ▲290 +3.35%),엔에스브이,에스티오(1,442원 ▲155 +12.04%)3개사 모두 공모가의 두 배 시초가로 거래를 시작한 뒤 상한가로 직행했습니다. 앞서 에스엔에스텍,뷰웍스(26,100원 ▲1,800 +7.41%),코오롱생명과학(54,900원 ▲2,300 +4.37%),네오피델리티(413원 ▼15 -3.5%)에 이어 7종목이 연속해서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습니다. 첫 거래일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모두 130%에 달했죠.

#2009년 10월의 풍경

350대 1의 청약 경쟁률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10월 6일 코스닥 시장에 첫 선을 보인 아이앤씨테크와네오위즈벅스(4,720원 ▼350 -6.9%)는 각각 350대1, 100대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지만 나란히 하한가로 곤두박질치며 공모가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특히 네오위즈벅스는 공모가 9000원 대비 가격제한폭인 10% 빠진 81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습니다.

9월 29일 데뷔한쌍용머티리얼(1,633원 ▲52 +3.29%)케이엔더블유(7,320원 ▲20 +0.27%)에 이어 '공모주의 저주'라 불릴만한 하한가 행진이 이어졌습니다. 2009년 내내 가파르게 회복하던 증시가 주춤하자 '공모가 거품'에 대한 증권가의 논란도 점점 심화됐습니다.

코스피시장에서도 10월8일 상장한 동양생명보험이 공모가 1만7000원에 못 미치는 1만5700원에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 문제는 공모주 단타

동양생명보험(8,970원 ▲90 +1.01%)은 상장 첫날 공동주관사인 모간스탠리 창구에서는 매도물량이 쏟아졌습니다. 공모 받은 외국인들과 이 손절매하는 물량이 대부분인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최대주주를 제외한 기관과 외국인들이 '공모주 단타'를 친 거죠.

한 펀드매니저는 "최근 기관과 외국인의 공모주 투자는 공모 첫날 매도를 원칙으로 하는 것 같다"며 "첫날은 대부분 시세가 나더라는 등의 기대감이 작용했을 뿐, 밸류에이션이 중요한 요소는 아니었다"고 토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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