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대표'와 '공동대표' 그리고 경영지배인

'각자대표'와 '공동대표' 그리고 경영지배인

김동하 기자
2009.10.05 07:30

[김동하의 네이키드코스닥]각자대표, 문제 기업 악용우려

[편집자주] 코스닥은 블루오션입니다.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많은 우량기업들이 역동치는 곳입니다. 반면 코스닥은 총성 없는 전쟁터입니다. 실적과 펀더멘털 등을 이유로 주가가 급등하기도 하지만, 루머와 역정보가 난무하는 냉혹한 곳이죠. 한국의 미래와 대박의 기회가 담긴 블루오션. 그러나 쉽게 뛰어들었다가는 쪽박 차기 쉬운 코스닥의 숨겨진 얘기, 때론 불편한 진실들을 하나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코스닥에는 유난히 '각자대표'와 '공동대표'체제로 운영되는 기업들이 많이 있습니다. 9월말 현재 총 1031개사 중 133개사 각자대표를, 65개사가 공동대표제를 택하고 있습니다.

희림(4,215원 ▲105 +2.55%),경동제약(5,470원 ▲20 +0.37%),부방테크론(1,324원 ▲17 +1.3%),중앙디자인,휴온스(66,100원 ▲1,900 +2.96%)는 3명의 각자대표를,신라섬유(1,958원 ▲37 +1.93%)서희건설(1,623원 0%)은 3명의 공동대표를 두고 있기도 합니다.

언뜻 보면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경영시스템은 그야말로 '극과 극'입니다.

각자대표는 대표가 2명 이상이어서 말 그대로 각자 회사를 대표할 수 있습니다. 반면 공동대표는 공동의 대표들이 합의하지 않으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습니다.

각자대표와 공동대표 모두 나라의 '옥새'로 묘사되는 기업의 '법인인감'이 대표 수만큼 있습니다.

각자대표의 경우, 대표이사 각자가 단독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대내업무 뿐 아니라, 대외적인 대표역할도 각자할 수 있죠.

반면 공동대표는 두 명 이상의 대표가 합의하지 않으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거래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를 하는 경우 반드시 공동으로 '연명날인'해야하고, 대표이사 1인의 단독행위는 '무효'입니다.

각자대표와 공동대표 모두 장단점이 엇갈립니다. 각자대표의 경우 사업부문과 관리부문의 전문가가 각각 책임경영에 나설 경우 의사결정과 업무의 전문성,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코스닥 기업들이 각자대표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각자대표는 각자 방만한 경영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어 문제기업들이 주로 악용하는 제도입니다. 대표권 충돌시 혼선을 빚을 수 있고, 파벌이 형성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 경영권 분쟁중인 기업에 '각자대표가 추가됐다'는 사실은 점령군 측에서 '내 맘대로 경영권을 행사하겠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실제 상장폐지된 여행박사와에프아이투어의 경우 각자대표가 대손충당금, 미수금 설정 등으로 기업자금을 외부로 돌리면서 파국을 맞게됐습니다.

공동대표는 비록 의사결정이 늦고 어렵지만, 방만한 경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 대표이사는 "각자대표나 공동대표를 정할 때 상호 신뢰가 뒷받침되고 각자 전문성이 발휘될 수 있다면 각자대표가 좋지만, 1인의 독단적 결정이 우려될 경우는 공동대표가 좋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대표이사 못지않게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또 다른 '정체불명'의 지위가 있습니다. 바로 한국 코스닥에만 있는 '경영지배인'입니다. 이는 법인 등기부등본 등재사항이지만, 실제 아무런 권한이 없습니다. 학계나 시민단체에서도 '경영지배인'에 대해서는 '있을 수 없는 용어다'라며 고개를 젓습니다. 회사법에는 지배인이라는 말이 없고, 주식회사에서도 쓰지 않기 때문인데요, 외국의 경우 경영진과 이사회와의 분리가 엄격해 이 같은 지위는 있을 수 없다고 합니다.

필자는 지난해 4월부터 문제를 제기했고, 금융감독원이 늦게나마 경영지배인 선임에 제동을 걸면서 현재 주춤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 기업들이 '지배인'이라는 이름으로 선임해 코스닥시장에서 막강한 파워를 행사하고 있습니다.

한 상장사 대표는 "경영지배인은 이사회에 들어가서 책임을 지지는 않으면서 권한만을 행사하려는 것"이라며 "그러나 실제 지배인은 아무런 법적 권한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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