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뺑뺑이에 우리 아이 허리 휜다

학원 뺑뺑이에 우리 아이 허리 휜다

고도일 고도일병원장
2010.02.27 10:10

[머니위크]의사들이 쓰는 건강리포트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1970년 이후 38년 동안 우리나라 학원 수가 무려 50배나 늘어났다고 한다. 1970년 1421개였던 학원 수가 1990년 2만9000개, 2000년 5만8000개, 2008년 7만213개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는 것. 정식으로 등록되지 않은 개인 과외까지 포함한다면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교육 열풍으로 학생 1명당 서너개의 학원은 기본이 된지 오래다. 이는 높은 교육비 지출로 이어져 부모들의 허리를 휘청하게 만든다. 많게는 가계 수입의 절반 이상이 사교육비로 지출되고, 아이들의 학원비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는 엄마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휘청이는 것은 부모의 허리뿐이 아니다. 이 학원 저 학원으로 옮겨 다니는 사이 아이들의 허리도 휘청이고 있다.

척추측만증 심하면 성장장애까지

끊임없이 반복되는 학원 뺑뺑이로 아이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책상 앞과 차 안에서 보내게 된다. 오랜 시간 책상 앞에 앉아 있으면 자연히 자세가 흐트러지면서 척추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적절한 운동이 이루어 지지 않으면서 척추가 계속 약해진다.

아이들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은 바로 척추측만증. 이는 뒤에서 봤을 때 세로로 일자형이어야 할 척추가 S자나 C자 형태로 비틀어지면서 휘는 증상이다. 뼈의 성장이 가장 왕성한 10대에 급속도로 나타난다. 남학생보다는 여학생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데, 여학생의 경우 뼈를 붙잡아 주는 인대가 남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이다.

척추측만증은 잘못된 생활 습관이 주된 원인이다. 바른 자세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이 장시간 책상에 앉아 있으면 자세가 삐뚤어지기 마련이다. 특히 구부정한 모습으로 의자에 앉아 공부하는 자세는 허리에 치명적이다. 책상에 엎드려 자는 것도 좋지 않다. 의자에 앉아 상체를 약간 숙인 자세는 요추에 가해지는 힘이 눕거나 서 있는 자세에 비해 2배나 강하기 때문이다.

척추측만증은 별다른 통증이 나타나지 않고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주기적으로 체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10세를 전후한 시점부터 아이의 몸 상태를 관찰하는 것이 좋다. 아이를 봤을 때 좌우 어깨 높이가 다르거나 골반이 기울어진 경우, 무릎을 펴고 상체를 앞으로 숙였을 때 좌우 등 높이가 다른 경우, 신발 밑창이 서로 다르게 닳고, 사진을 찍을 때 항상 고개가 삐딱하게 기울어져 나오는 경우에 척추측만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척추측만증은 초기에 불편함이 없다고 방치할 경우 디스크로 악화돼 엄청난 고통을 불러오기도 한다. 디스크의 조직이 삐뚤어진 채 불균형한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아 손상이 빨리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는 생활습관 교정이나 운동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x-ray검사 상 옆으로 휜 각도가 40도 이상 넘어갈 경우 나사못고정술과 같은 대수술도 고려해야 한다. 때문에 초등학생 때는 매년 척추 사진을 찍어 아이의 척추 상태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컴퓨터 TV에 빠진 여가시간, 거북목증후군 원인

학원 뺑뺑이뿐 아니라 요즘 아이들의 주요 여가 활동도 건강에는 좋지 않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시간 외 가장 많이 하는 것은 컴퓨터게임이나 인터넷 서핑, 그리고 TV 시청이다. 이들의 특징은 한 자세로 모니터만 뚫어져라 쳐다본다는 것. 이는 거북목증후군(Turtle Neck Syndrome)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거북목증후군은 가만히 있어도 머리가 거북이처럼 구부정하게 앞으로 굽어 나오는 자세를 일컫는 자세변형을 가리킨다. 특히 옆에서 봤을 때 고개가 어깨 중심선보다 앞으로 나오고 목이 거북이처럼 앞으로 빠져있게 된다. 등과 어깨는 상대적으로 뒤로 굽어있다.

목뼈는 정상일 경우 옆에서 봤을 때 C자 모양으로 적당히 굽어있다. 하지만 거북목증후군은 목뼈가 일직선처럼 돼 앞으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일자목’ 이라고도 한다.

아이들에게 거북목증후군은 치명적이다. 일단 집중력을 떨어뜨려 학업에 큰 지장을 초래한다. 오랜 시간 책상에 앉아 있는 아이들의 경우 어깨나 뒷목 주변 근육이 뭉치는 증상이 쉽게 나타난다. 또 어깨를 두드리거나 마사지를 해도 근육이 쉽게 풀리지 않는다. 이런 통증을 오래 방치하면 경직된 근육들이 지속적으로 뇌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을 압박, 머리를 무겁게 해 집중력 저하와 만성피로, 두통을 유발한다. 성장기의 청소년의 경우 성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거북목이 심한 경우 충격완화 능력이 떨어져 외부의 충격이 머리로 전달되게 된다. 목뼈 역시 지속적인 압박을 받아 디스크를 유발할 수도 있다.

따라서 자녀의 어깨가 구부정하게 굽어있고 목을 쭉 빼는 습관이 있다면 보는 즉시 교정하고 항상 바른 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꾸준한 운동과 바른 자세가 아이 건강 지킴이

척추측만증이나 거북목증후군의 증상이 있을 때는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평소 바른 생활 습관과 꾸준한 운동으로 병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튼튼한 척추를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과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척추는 불안정한 구조이기 때문에 인대와 근육이 척추를 잡아주는 구실을 하는데, 운동 부족으로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면 척추 또한 손상 받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비만인 경우 더욱 위험하다. 척추는 몸무게 60%를 감당해야 하는데 배가 많이 나오거나 지나치게 체중이 많은 경우 척추가 감당해야 할 무게 또한 많아지게 된다.

이렇게 자기 힘에 부치는 체중을 장기간 지탱하게 되면 디스크와 후관절이 한꺼번에 망가지기 쉽다. 특히 비만한 사람은 대개 근육보다 지방이 많고 근력도 떨어져 근육이 척추를 지지해주는 기능이 약하다. 서구형 식생활로 비만인 아이들이 늘고 있는 것도 아이들의 척추질환 증가의 또 하나의 원인이므로 평소 식습관 관리와 함께 꾸준한 운동으로 체중조절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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